롯데케미칼, 수소·배터리 등 친환경에 11조원 투자한다

입력 2022-05-19 15:02 수정 2022-05-19 15:17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이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2030 비전 및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이 친환경 그린 사업 비중을 확대한다는 내용의 ‘2030 비전 및 성장전략’을 19일 발표했다. 2018년 한 차례 2030 비전을 수립했던 롯데케미칼이 4년 만에 다시 2030 비전을 내놓은 것이다. 내부에선 이를 ‘2030 비전 버전Ⅱ’라고 부른다고 한다.

버전Ⅱ와 버전Ⅰ의 가장 큰 차이는 ‘친환경’이다. 롯데케미칼은 이번에 2030 비전을 마련하며 기업 슬로건도 ‘Every Step for GREEN’으로 정했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은 “2018년 매출 50조원 목표를 담은 비전 2030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후 친환경 사업을 중심으로 경영 환경이 급변했다”며 “모든 역량을 집결해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하지 않으면 자칫 실기(失期)할 수 있다는 인식에 친환경 사업의 투자와 매출 목표치를 구체화한 새로운 비전 2030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그린 사업에 총 1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매출 50조 규모의 종합화학사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존 범용 석유화학 매출 비중을 40%까지 줄이고, 고부가 특화(스페셜티) 및 그린 부문 매출 비중을 6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황진구 기초소재사업 대표 겸 수소에너지사업단장. 롯데케미칼 제공

세부적으로는 그린사업 중 수소에너지 분야에 6조원, 전지소재에 4조원, 리사이클·바이오플라스틱에 1조원을 투자한다. 특히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수소에너지 사업에 대해선 “국내 수소 생태계 구축 및 수소 산업 주도권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120만t 규모의 청정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유통, 활용해 연매출 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120만t은 2030년 기준 국내 수소 수요의 30%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롯데케미칼 측은 설명했다.

전지소재 사업의 경우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펼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미국 내 전지소재 사업을 총괄하는 현지법인을 상반기 내 설립할 계획이다. 또한 국내 시장에서 검증된 배터리 소재 생산 능력을 활용해 미국 내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영준 첨단소재사업 대표 겸 전지소재사업단장. 롯데케미칼 제공

이영준 전지소재사업단장은 “전기차 수요 증가 및 배터리 제조사의 현지 진출 확대 등으로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이 미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추세다. 투자금 중 미국 비중이 60% 이상”라며 “미국 내 배터리 제조 공장 인근에 배터리 소재 공장을 건설해 배터리 제조사에 안정적으로 소재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롯데케미칼은 재활용·바이오 플라스틱 소재 사업 규모를 100만t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김연섭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본부장은 “2030년까지 리사이클·바이오 플라스틱 매출을 2조원 규모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케미칼은 에너지 효율 개선과 탄소포집기술 적용 확대, 수소·신재생에너지 도입 등을 통해 2030년 탄소 배출량을 2019년 대비 25% 저감하고, 2050년에는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ESG 비전도 공개했다. 또한 2050년까지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한다는 국제 캠페인 ‘RE100’ 가입도 추진한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