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자축구 국가대표팀이 6년 투쟁 끝에 남자 대표팀과 동일한 임금을 받게 됐다.
미국축구협회(USSF)와 미국 남자 및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협회(각각 USNSTPA, USWNTPA)는 18일(현지시간) 남녀 선수들에게 동일한 경기 수당을 지급하기로 하는 것을 골자로 한 노사단체협약을 맺었다고 미국 CNN방송,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협약에 따르면 USSF는 경기 수당 외에도 세계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등 대표팀 경기에 따른 상금과 중계권, 스폰서 수익 일부를 남녀 대표팀 선수에게 50대 50으로 분할해 지급한다. 또 보육이나 육아휴가, 정신건강 치료, 항공편 및 숙박, 경기장 및 훈련장도 남녀 선수들이 동등한 수준으로 제공 받는다.
이번 결과는 2016년 앨릭스 모건, 메건 러피노, 호프 솔로 등 미국 여자 대표팀 선수들이 남자 선수들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 것이 부당하다고 목소리 내면서 시작됐다. 여자 대표팀은 월드컵 4회 우승, 올림픽 금메달 5회 등 자타공인 세계 최강을 자랑하지만 정작 남자 대표팀보다 임금은 적게 받았다. 남자 대표팀은 1930년 4강이 최고 성적이지만 당시 출전국은 13개국에 불과했다.
브라질 잉글랜드 호주 노르웨이 등 남녀 선수들에게 동일임금을 지급하는 국가들이 늘어나는 추세, 미국 정치권의 지지도 이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으면서 결국 USSF는 두 손을 들었다.
남녀동일임금을 앞장 서 추진해 온 모건은 “모두가 불가능하다 했지만 우리는 좌절하지 않고 이뤄냈다”며 “경기 및 훈련 환경을 개선해 축구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토대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디 팔로 콘 USSF 회장은 “역사적 순간”이라며 “미국의 판도를 영원히 바꿔놓았고 전 세계의 판도를 바꿀 잠재력이 있다”고 자평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트위터에 “절대 포기하지 않았던 당신들(여자 대표팀)이 자랑스럽다”며 “옳은 일을 하는 데 동의한 미국 축구에도 찬사를 보낸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산업에서 성별 임금 격차를 해소할 때까지 투쟁을 계속하자”고 덧붙였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