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광팬’ 노보그라츠 “문신 안 지우고 복기”

입력 2022-05-19 11:33 수정 2022-05-19 14:50
미국 블록체인 투자사 갤럭시디지털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노보그라츠가 지난 1월 5일(한국시간) 한국산 암호화폐 ‘루나’를 팔에 새긴 문신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오른쪽 사진은 19일 노보그라츠 트위터에 공개된 갤럭시디지털 고객 투자 서한. 마이클 노보그라츠 트위터

한국산 암호화폐(가상화폐) 테라USD·루나의 열성적 지지자인 미국 블록체인 투자사 갤럭시디지털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노보그라츠가 최근 폭락 사태에서 닫았던 입을 열었다. 그는 팔에 새긴 루나 문신을 “지우지 않겠다”고 밝혔다.

노보그라츠는 19일(한국시간) 트위터에 “오랜 생각 끝에 지난주, 그리고 더 중요할 앞으로 몇 주간의 이야기를 시작할 때”라며 갤럭시디지털 고객에게 발송한 투자 서한을 공개했다. 노보그라츠의 계정에서 지난 8일까지 이달 들어서만 매일 1건 이상씩 올라왔던 트윗이 11일 만에 재개됐다. 공교롭게 테라·루나의 폭락 사태와 맞물린 시기다.

노보그라츠는 투자 서한에서 “나는 경제, 산업, 그 안에 있는 갤럭시의 위치를 생각하며 지난 한 주를 보냈다. 가상화폐 시장과 테라 생태계에서 좋은 소식이 전해지지 않는다”며 “테라·루나에서 400억 달러 규모의 시장 가치가 붕괴됐다”고 추산했다.

이어 “크고 작은 투자자 모두의 이익과 자산이 사라지는 걸 목격했다. 그 붕괴가 가상화폐와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다”며 “돈이 갑자기 사라질 때 사람은 답을 찾는다. 나는 토론을 통한 통찰력을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적었다.

다만 노보그라츠는 테라·루나의 손실을 계기로 가상화폐 시장에 자본을 들여온 투자 전략을 선회하지 않을 계획을 재확인했다. 노보그라츠는 앞으로 다양한 포트폴리오 유지, 이 과정에서 수익 창출, 위험 관리 프레임워크(의사결정의 틀) 확보, 메크로 프레임워크를 통한 투자를 계획했다.

노보그라츠의 투자 서한에서 눈길을 끄는 건 팔에 새긴 루나 문신을 지우지 않겠다는 대목이다. 그는 “과거의 사건을 나중에 돌아보면 더 명확하게 볼 수 있다. 내 문신은 벤처 투자에서 겸손을 요한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떠올리게 할 것”이라고 적었다.

노보그라츠는 루나의 강세장이 정점에 이르렀던 지난 1월 5일 팔뚝 전체에 ‘루나(LUNA)’ 글귀를 새긴 문신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하고 “나는 이제 공식적인 루나틱(Lunatic)이다. 고맙다”고 적었다. 루나 투자로 큰돈을 벌고 즉흥적으로 새긴 문신으로 보인다. ‘루나틱’은 루나의 지지자를 뜻한다.

하지만 지난주 테라·루나의 연계 알고리즘 붕괴에 따른 폭락 사태로 투자자 대부분은 99.99%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 이 과정에서 노보그라츠의 ‘루나 문신’이 국내외 가상화폐 투자자와 언론에 의해 재조명됐다. 미국 커뮤니티 레딧의 가상화폐 투자자들 일부는 루나의 손실을 상징하는 ‘밈(meme)‘으로 노보그라츠의 문신 사진을 활용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