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4억+50억’ 우리은행 횡령에 금감원장 “검사 연장”

입력 2022-05-18 17:34
정은보(왼쪽)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은행장들과의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18일 우리은행 횡령 사건과 관련해 “우리은행에 대한 검사 기간을 연장했다”면서 “내부통제 문제에 좀 더 중점을 두고, 감독당국으로서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횡령 규모와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우리은행에 대한 검사 기간을 늘리고, 금융사 내부통제뿐 아니라 금융당국의 감시 체계도 보완하겠다는 의미다.

정 원장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감독자문회의 전체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우리은행 직원 A씨의 회삿돈 614억원 횡령에 이어 50억원 가량 추가 횡령 정황이 드러난 데 대한 언급이었다. 정 원장은 “(우리은행에서) 횡령 규모가 굉장히 컸고 10년 이상 기간에 (횡령 사실이) 인지되지 않았다”며 “금융회사뿐 아니라 외부 감사를 해야 하는 회계법인, 그리고 감독해야 하는 금융감독원 모두 좀 더 주의를 기울였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28일 횡령 사고가 터진 우리은행에 대한 수시검사를 시작했다. A씨가 옛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천 공장에 대한 매각 계약금 70억원 중 50억원 가량을 추가로 횡령한 정황을 파악해 수사기관에 지난 16일 통보했다. 최근 검사 기간을 늘리고 검사 인원도 추가 투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A씨 추가 횡령 여부와 관련해 “한국자산신탁 고객 계좌에 관한 사안”이라며 사실관계를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지난 3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주재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하면서 기자들에게 횡령 사건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정 원장은 후임 금감원장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정 원장은 지난 12일 “새 정부 출범에 따라 사의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당초 유임설이 있었던 정 원장은 사의 표명 전날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