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18일 윤석열 대통령의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에 대해 “실력 위주로만 뽑으면 한동훈 같은 그런 똑똑한 사람이 어디 있겠나”라면서도 “최악의 인사”라고 혹평했다.
문 전 의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중요한 건 야당이 제일 기피하는 인물을 일부로 골라쓰는 것 같은, 약 올리는 것 같은 (인사다.) 그런 식으로 가면 협치는 망가진다. 대통령으로서 제일 중요한 평가 덕목은 협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을 향해 “공정과 상식(을 지향한다)이라고 하면서 가장 친한 측근, 검찰 출신, 제1야당이 제일 기피하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인사를 법무부 장관에 뒀다”고 비판했다.
다만 문 전 의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치할 수밖에 없다. 정국은 냉각될 거라고 본다”며 “안보, 경제가 공동 위기인 데다 지금 국민의 고통이 큰 시기이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치의 길은 찾아야 한다. 여야한테 똑같이 해주고 싶은 말”이라고 제언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점수를 100점 만점에 50점으로 매겼다. 그러면서 “낙제 점수다. 국민통합과 국가경영 능력 중 국민통합 부분은 점수를 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회 시정연설에서 의회주의자의 모습을 보여줘 (협치의) 가능성이 있겠구나 예상할 수 있었다”며 5·18 기념식 참석에 대해서도 “쇼 같은 측면이 있다손 치더라도 이것은 잘했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도 40점을 준 문 전 의장은 한 장관 등 국무위원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민주당 청문위원들에게) 아주 큰 실망을 하고 깊은 우려로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또 성비위 의혹이 불거진 박완주 의원 사태에 대해서도 “부끄럽다. 과감하게 처리해야 한다. 사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일부에서 ‘내부 총질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는 지적을 두고는 “정치는 그런 거 무서워서 못하면 안 된다. 갈라치기만 해서, 편가르기만 해서 재선, 3선 하는 그런 국회의원이 그게 무슨 국회의원인가”라고 일갈했다.
역시 40점을 준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여당이 지금은 그냥 한동훈 후보자 말 한마디로 ‘검수완박’(법안)이라고 서로 합의해서 의총 거기까지 거둔 것을 하루아침에 무효화했다”고 비판했고, 대통령실을 향해서는 “절대 여당을 거수기로 이용하려는 생각을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