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를 위해 17일 두산건설과 성남FC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경기 성남 분당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8시간30분가량 두산건설 본사와 성남FC 구단 사무실 등에 수사관 16명을 투입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경찰은 관련 문서 등 수사에 필요한 여러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압수수색은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에 따른 것으로 지난 2일 성남시청 압수수색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후원금 의혹은 이 전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두산 등의 기업으로부터 약 160억원의 후원금을 유치한 뒤 이들 기업에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두산건설은 성남FC 측에 후원금을 제공한 것과 맞물려 2015년 두산그룹이 소유한 분당구 정자동 병원 용지를 상업용지로 용도 변경하는 허가를 받으면서 큰 이익을 얻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두산은 지난해 해당 용지에 분당두산타워를 완공했다. 매입가 70억 원대였던 이 부지의 부동산 가치는 현재 1조원에 육박한다는 말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압수수색 등과 관련해 "수사 중인 사안이라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성남FC 측에 후원금을 제공한 기업은 총 6곳으로 두산을 포함해 네이버, 농협, 분당차병원, 알파돔시티, 현대백화점 등이다. 경찰은 지난해 9월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으나, 고발인의 이의 신청으로 지난 2월부터 경찰이 재수사를 해왔다.
성남=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