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 “시스템 안에서 정의 찾겠다”

입력 2022-05-17 18:58 수정 2022-05-17 19:48
한동훈 신임 법무부 장관이 17일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취임사를 하고 있다. 과천=최현규 기자 frosted@kmib.co.kr

윤석열정부 첫 법무부 장관에 임명된 한동훈 신임 장관이 17일 “법무행정의 책임자로서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지키고, 정의와 법치주의를 굳건히 하기 위해 용기와 헌신으로 일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연 취임식에서 “법무부의 영문명칭(Ministry of Justice)을 잊지 말고, 시스템 안에서 항상 ‘정의(Justice)’에 이르는 길을 찾아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께서 부동산, 물가, 코로나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 지금, 국민께 힘이 되고 위로 되는 법치 행정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 장관은 “검찰의 일은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며, 할 일 제대로 하는 검찰을 두려워할 사람은 오직 범죄자뿐”이라며 “사회적 강자도 엄정히 수사할 수 있게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인 정책 방향으로는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따뜻한 법무행정, 선진 법치 행정에 따른 미래번영, 중립적이고 공정한 검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질서 수호 및 국민의 안전하고 평화로운 삶 등을 제시했다.

한동훈 신임 법무부 장관이 17일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과천=최현규 기자 frosted@kmib.co.kr

한 장관은 법무부 구성원들을 향해 “인권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포함한 모든 인간에게 정의와 존엄성이 보장되도록 하는 헌법상 최고의 가치”라며 “법률지원을 강화하고 범죄피해자 치유를 위한 종합 지원체계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이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법치 행정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번영을 뒷받침해야 한다”며 “이민청 설립 검토를 포함해 이민정책을 수준 높게 추진해 나갈 체제를 갖춰나가자”고 제안했다. 그는 “우리는 국민의 피 같은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사람들”이라며 “국민께 수준 높은 서비스로 몇 배로 돌려드려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또 검찰 구성원들에게 “진짜 검찰개혁과 진짜 형사사법 시스템 개혁은 사회적 강자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수사할 수 있는 공정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며 “중대범죄에 대한 대응 공백을 최소화하고, 형사사법 체계를 바로 세우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주문했다.
한동훈 신임 법무부 장관이 17일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법무부 직원들과 상견례하고 있다. 과천=최현규 기자 frosted@kmib.co.kr

한 장관은 특히 “서민을 울리는 경제범죄 실태에 대해 시급히 점검하고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며 “오늘 즉시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다시 출범시키는 것으로 그 첫발을 떼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동료 여러분께서 저에게 해주신 것처럼 소신을 갖고 정당한 업무수행을 한 공직자를 부당한 외풍으로부터 지키겠다. 국민만 바라보고 함께 일하자”며 취임사를 맺었다.

앞서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오후 한 장관 임명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이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헌화·분향하고 참배했다. 그는 방명록에 “호국영령들의 용기와 헌신을 이어가겠습니다. 대한민국 제69대 법무부 장관 한동훈”이라고 썼다.

한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지난 9일에 열렸지만,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은 무산됐다. 이에 윤 대통령은 한 장관에 대한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하며 임명을 강행할 뜻을 시사했다. 이후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기한(16일)이 지나자 곧바로 임명을 재가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