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사건 특별검사로 임명된 안미영(56·사법연수원 25기)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가 17일 ‘드루킹 사건’을 수사한 허익범 전 특검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본격적인 수사 착수를 앞두고 특검팀 구성과 운영에 관한 조언을 듣기 위한 자리였다고 한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안 특검은 이날 임명 소식이 전해진 후 허 전 특검을 찾아 두 시간 가까이 만남을 가졌다. 허 전 특검은 2018년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 특검으로 임명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드루킹 김동원씨의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아냈다. 출범 초기 ‘최약체 특검’이란 우려 속에 출발했지만 김 전 지사 등의 굵직한 혐의에 대해 1심부터 3심까지 모두 유죄를 이끌어 내며 반전을 일으켰다.
안 특검은 허 전 특검과 만난 자리에서 특검 수사팀 구성과 특검보·파견 검사 등의 인선 절차 등에 관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평소 교류가 있던 사이는 아니라고 한다. 특검 참여 경험이 있는 한 변호사는 “특검 임명 이후 사무실 마련이나 인력 파견 요청 등과 관련해 예전 특검에게 조언을 구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 특검은 앞서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특검 사무실과 수사팀을 꾸리는 절차 등으로 바쁠 것 같다”며 “(수사할) 시간이 많지 않다. 빠르게 움직이겠다”고 말했다. 특검법에 따라 안 특검은 20일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70일 이내에 수사를 마치고 공소를 제기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 승인을 받아 30일 연장이 가능하다.
허 전 특검은 2018년 6월 7일 임명 이후 드루킹 사건 수사를 최단 기간인 60일 만에 끝내고 김 전 지사 등을 재판에 넘겼다. 항소심 단계에선 120여만개의 댓글을 분석하느라 특검보 2명, 특별수사관 7명 등과 25일간 하루 세 시간만 자는 강행군을 펼쳤다. 3년 뒤인 2021년 7월 21일 대법원의 김 전 지사에 대한 징역 2년형 확정을 끝으로 활동을 마무리했고, 최약체 특검이 아닌 수사의 정도를 보여준 ‘외유내강’ 특검이란 평가를 받았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