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에 박정희 패러디한 수원삼성…결국 사과

입력 2022-05-17 17:19
수원삼성 인스타그램 캡처

프로축구 K리그1 수원삼성블루윙즈 구단이 5·16 군사정변일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시대 휘호와 사진을 패러디했다가 뭇매를 맞자 공식 사과했다.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실시된 제3회 ‘K리그 마스코트 반장선거’에서 수원의 마스코트 ‘아길레온’이 당선됐다.

수원은 지난 16일 구단 공식 인스타그램에 아길레온의 사진을 게재했다. 하지만 문제는 아길레온의 얼굴을 박 전 대통령의 과거 유명한 사진에 합성한 것이다. 사진 옆에는 ‘내 一生(일생) K리그의 榮光(영광)을 爲(위)하여. 2022.5.16. 三代班長(삼대반장) 아길레온’이라는 문구를 적었다.

이는 유신시대에 박 전 대통령이 썼던 휘호 ‘내 일생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를 패러디한 것이다.

해당 게시글은 아길레온이 3년 연속 반장에 선출된 것을 축하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5·16이 일어났던 5월 16일에 해당 사안을 패러디로 활용한 것을 두고 축구 팬들은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5·16은 지난 1961년 5월 16일 박정희 당시 소장 주도로 육군사관학교 8기생 출신 군인들은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날이기 때문이다.

수원삼성 인스타그램 캡처

팬들은 “스포츠에 정치 좀 끌고 오지 말아라” “하필 5·16에 이러는 건 선 넘었다” 등 패러디가 부적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구단 측은 게시물을 자진 삭제했다.

결국 수원은 17일 구단 공식 인스타그램에 “5월 16일 구단 SNS에 게시된 마스코트 반장선거 당선 이미지로 인해 구단을 사랑해주시는 많은 분들께 깊은 심려를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전했다.

또 “구단은 향후 SNS 운영 시 더욱 엄격한 기준과 철저한 검토를 통해 이와 같은 일이 절대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