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6000여 마리만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멸종위기 동물 저어새의 신규 번식지가 충남 서천 갯벌 인근 섬에서 발견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지난 4월 충남 서천군 유부도 인근의 한 섬에서 저어새 91마리가 번식하고 있는 사실을 새로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곳을 번식지로 택한 저어새들이 서천, 영광 등 인근의 집단번식지에서 분산한 개체일 거라고 추정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된 저어새는 국내를 비롯해 홍콩, 중국 동남부, 대만 등 동아시아에서만 서식한다. 올해 1월 기준으로 어른새와 어린새를 합해 총 6162마리가 사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세계 저어새의 90% 이상이 인천 강화도, 영종도 일대 무인도 등 한반도 서해안에 번식한다. 3월 말부터 7월까지 국내에서 알을 낳은 뒤 홍콩, 중국 동남부, 대만, 베트남 등지로 날아가 겨울을 보낸다.
국내에서 번식하는 어른 저어새는 2020년 3096마리(1548쌍)에서 2021년 3690마리(1845쌍)로 1.19배 증가했다. 국내 번식 개체군 중 인천·경기만 일대에 79%인 2914마리(1457쌍)가 살고 있으며, 나머지는 서천, 영광 일대 갯벌의 무인도에서 살고 있다.
조도순 국립생태원장은 “서천 인근 갯벌의 신규 번식지를 대상으로 정밀 조사를 펼치는 등 체계적인 보전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