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비극의 상징 ‘다랑쉬굴’, 교육 현장으로 만든다

입력 2022-05-17 13:08 수정 2022-05-17 13:34
제주4·3평화재단은 다랑쉬굴 유해발굴 30주년을 맞아 4월 11일부터 9월 30일까지 ‘다랑쉬굴 유해발굴 30주년 특별전’을 열고 있다. 다랑쉬굴 발견 당시와 발굴 과정을 기록한 신문 자료, 사진, 영상을 볼 수 있다.

제주4·3 당시 마을 주민들이 피신 중 집단 희생된 다랑쉬굴의 현장 보존사업이 추진된다.

제주도는 올해 특별교부세 7억원을 투입해 다랑쉬굴을 정비하고 교육 현장 활용 방안을 수립해 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

다랑쉬굴 인근 사유지 매입이 우선 추진된다.

도는 토지 매수 협의를 진행해온 학교법인 이화학당 이사회가 최근 매각을 의결함에 따라 연내 감정평가 등 매입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매입 면적은 2필지 총 2만5000㎡이다.

토지 매입이 이뤄지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진입로 정비와 주차장 조성, 위령 공간 설치 등이 이뤄진다.

다만 유해 발굴 후 유물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채 봉인된 다랑쉬굴의 정비 방안에 대해서는 관련 기관의 의견 수렴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결정할 예정이다.

다랑쉬굴은 4·3의 광풍이 몰아치던 1948년 12월 18일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와 종달리 주민들이 피신해 살다 굴이 발각되면서 13명이 집단 희생된 곳이다. 희생자 중에는 아이와 여성도 다수 포함됐다.

희생 직후 2명의 시신이 수습됐고 이후 44년 만인 1992년 나머지 11구의 유해가 발견됐다.

1990년대 다랑쉬굴 발굴은 4‧3의 참상을 전국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4‧3 진상 규명 운동의 기폭제가 되었다.

강민철 제주도 4·3지원과장은 “다랑쉬굴 유해 발굴 30주년을 맞아 예산 확보와 사유지 매입의 물꼬가 트여 유적지 보존·정비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며 “평화와 인권의 학습 장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