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42주년 기념식 엄수…문화공연으로 채운 전야제

입력 2022-05-17 12:07 수정 2022-05-17 13:05

5·18민주화운동 제42주년 기념식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엄수된다.

국가보훈처가 주관하는 정부 기념식에는 취임 후 첫 국가기념일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과 여·야 정당 대표, 국회의원, 정부 주요 인사, 5·18 유공자, 각계 대표, 시민, 학생 등 2000여명이 대거 참석한다.

이례적으로 대통령실 비서진과 야당에서 여당으로 바뀐 국민의 힘의 의원 대부분도 이날 KTX 전용열차 등을 타고 5·18민주묘지 기념식장에 자리를 함께 할 예정이다.

‘오월을 드립니다’를 주제로 한 기념식은 헌화·분향, 국민의례, 경과보고, 추모공연, 기념사, 기념공연, ‘임을 위한 행진곡’제창 등의 순으로 55분간 진행된다.

헌화·분향에는 지난해 1월 국가유공자법 개정 후 우여곡절 끝에 1년 5개월여 만에 공법단체로 출범한 5·18 관련 단체장과 5․18민주화운동 참여 학교 후배 학생들이 처음 동참한다.

5월 희생 영령을 추모하고 5·18의 역사적 의미를 담은 경과보고는 남녀 대학생 2명이 맡는다.

추모공연은 ‘오월의 진실’이라는 주제의 영상 시청으로 시작된다. ‘오월의 택시, 진실을 향해 달린다’는 제목의 영상은 계엄령 선포에 맞서 5·18이 촉발한 전남대 정문에서 승객을 태우고 출발하는 택시가 배경이다.

5·18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과 당시 시민들의 헌혈 행렬이 끊이지 않았던 적십자병원을 거쳐 국립5·18민주묘지까지 오월길을 따라 달리는 택시에서 그날이 소환되는 형식이다.

뮤지컬 ‘광주’ 윤상원 열사 역 배우 이지훈은 택시기사로 출연해 승객 역할인 전남대 최정기 교수와 5·18의 유래 등을 들려준다.

영상에는 5·18 당시 고등학생 시민군으로 참여한 사진작가 김향득씨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상처를 입고 투병 중 숨진 오빠를 그리워하는 오월어머니집 김형미 관장의 가슴 아린 사연도 소개된다.

5월 유공자와 배우, 미래 세대 등이 함께 5·18의 진실과 감동적 사연 등을 국민에게 전달한다.

영상의 최종 목적지인 5·18민주묘지에 도착해 실제 택시에서 내린 배우 이지훈은 오월 어머니 합창단, 어린이 합창단과 함께 5·18 영령들을 추모하는 ‘오월의 노래’를 함께 부른다.

국가기념일 행사에 처음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5·18 헌법 전문 수록’에 관해 언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념사 후에는 5·18 유공자와 유족, 일반 시민, 학생 등 5명이 ‘희망 가득한 나의 오월을 드립니다’ 영상을 통해 ‘자신만의 오월’을 들려준다.

‘오월의 희망’ 기념공연에서는 전국 시·도 교사들로 구성된 교사연합합창단이 ‘행복의 나라로’를 열창하며 국민통합과 희망찬 미래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기념식은 5·18 유공자와 유족의 아픔을 치유하고 광주에서 뿌려진 민주주의의 씨앗을 소중히 가꿔 미래를 향해 나가자는 다짐과 함께 참석자 전원이 제창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마무리된다.

5·18기념식은 1997년 법정기념일 지정 이후 2002년까지 행정자치부 주관으로 개최됐다. 이어 2003년부터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거행되고 있다.

앞서 2년 만에 부활한 5·18 전야제가 17일 밤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 등 광주 금남로 일대에서 열린다.

오월 풍물굿, 민주평화대행진, 오월시민난장 등으로 2만여명의 시민, 학생이 참여하는 전야제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모처럼 인원 제한 없이 치러진다.

‘다시, 오월’ ‘광장의 부활, 진실의 힘으로’ ‘민중의 노래, 시대의 빛으로’ 등 3부로 진행될 전야제는 국내외 예술인들이 그날을 기리고 영령들을 추모하는 교류의 장으로 꾸며진다.

1980년 전남도청 사수를 위한 최후의 밤, 민주·인권·평화·통일의 염원을 담은 90년대 민주화 투쟁 등을 재현하는 15개 팀 문화예술공연이 다채롭게 선보인다.

5·18 행사위 관계자는 “전야제에서는 1980년 오월 항쟁의 기억과 재현·추모·계승을 위한 행진, 전시, 공연 등이 젊은이들의 열정과 신명 나는 몸짓으로 풍성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5·18정신 위에 굳건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며 “5·18 정신을 오롯히 계승해 희망 가득한 오월을 만들어가자”고 밝혔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