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장애인권리예산 추경 반영을 요구하며 용산에서 출근길 기습 도로 점거 시위를 벌였다.
전장연은 16일 오전 ‘장애인권리예산 2022년 추경 반영을 위한 긴급행동’을 위해 신용산역 횡단보도에서 삼각지역까지 지상 이동하는 행진 시위를 진행했다.
당초 신용산역 앞에서 ‘장애인권리예산 추경 반영 촉구’와 관련해 발언한 뒤 인도를 통해 삼각지역으로 행진하려던 이들은 아모레퍼시픽 본사 앞 횡단보도 중간에 멈춰 섰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와 휠체어에 탄 수십명의 활동가들은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의 한 횡단보도에서 일렬로 서서 장애인권리예산 반영 등을 외쳤다.
전장연은 “윤석열 정부의 추경예산안에는 장애인권리예산은 1원도 반영되지 않았다”며 “21년을 외쳐도 기본적인 이동할 권리조차 보장하지 않은 대한민국 기획재정부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처럼 장애인의 권리예산을 예산의 우선순위 논쟁으로 갈라치며, 장애인을 ‘세금 낭비하는 존재’로 혐오하고 차별하는 구조를 조장했다”고 주장했다.
전장연이 도로 행진 도중 횡단보도에서 멈춰 서면서 삼각지역 방향으로 가는 차량 통행이 일제히 중단됐다. 시위참가자들이 3~5개 차선의 차량 통행을 막아 출근길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시위대에 막힌 차량들은 경적을 울리거나 시위대를 향해 항의를 하기도 했다.
경찰과 대치 상황도 벌어졌다. 경찰 관계자가 전장연을 향해 “불법 시위를 종결하라”고 여러 차례 방송하자 박 대표는 “행진 중에 잠시 멈춰 섰을 뿐인데 왜 불법을 운운하느냐”며 “우리는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신용산역에서 삼각지역까지 행진 신고 계획을 제출했다”고 합법임을 주장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15분쯤 횡단보도 점거 시위를 마무리하고 삭발투쟁과 지하철 오체투지 탑승 시위를 위해 서울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으로 이동했다.
앞서 전장연은 13일 국회에 제출된 윤석열 정부의 추경안에는 장애인권리예산이 1원도 반영되지 않았다며 시위를 예고한 바 있다. 전장연은 오는 20일까지 오전 7시30분부터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 출근길 시위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