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수도권 한 곳이라도…이런 ‘허니문’ 없지 않나”

입력 2022-05-16 09:53 수정 2022-05-16 11:00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5일 인천시 남동구 인천대공원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16일 6·1 지방선거 판세와 관련해 “나는 수도권을 한 곳이라도 이긴다면 승리라고 본다”며 다소 수세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 위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허니문도 이런 허니문이 없지 않으냐. 그야말로 결혼식 직후 아니냐”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지방선거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 직후 치러지는 만큼 국민의힘 측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그는 또 “문재인 전 대통령 때는 1년 텀이 있었는데도 (2018년 지방선거에서) 14석, 제주, 대구, 경북 빼고 다 이겼는데 이번에는 (윤 대통령 취임 후) 20일 만에 치러지는 선거”라며 “호남만 제대로 지켜도 다행이다 싶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위원장은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전국 과반 승리를 이끌겠다’면서 광역단체장 17곳 중 9곳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이것을 민주당이 8곳 승리로 낮춘 데 이어 이제는 수도권 3곳(서울·경기·인천) 중 한 곳 승리로까지 기준을 대폭 내린 셈이다. 이는 박완주 의원의 성비위 사태 등 악재가 겹친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위원장은 “저는 그 정도로 만족하긴 어렵다”며 “최선을 다해서 과반을 향해서 가야 하고, 그 태풍, 돌풍의 핵이 바로 인천이다. 인천을 이겨서 수도권을 이기고 수도권 승리를 통해서 강원, 충청 이쪽까지 승리를 확대해야 할 것이다. 나는 가능하리라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 의원 제명 사태에 대해선 “당연히 잘못했다”며 “우리는 도덕적, 정치적 판단기준이 좀 높지 않으냐. 당연히 책임져야 하고, 앞으로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 민주당도 혁신적으로 바뀌고 적응해야 할 것”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그러면서도 “여론조사와 바닥에서 만나는 민심은 정말 다르다. 영상을 보셨나 모르겠는데 이게 일부러 우리가 동원하는 것도 아니다”며 자신의 인천 지역 순회에서 모여든 인파를 언급했다.

이어 “그냥 동네 저녁드시러 오신 분들(이 모여든) 절절한 마음을 보면 포기하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며 “내가 제일 우려하는 것은 ‘한명숙-오세훈 서울시장 선거’ 사례가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여론조사상 당시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에게 크게 뒤처졌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실제로는 박빙 승부까지 좁혔던 일을 거론한 것이다. 자칫 낙담한 지지층이 투표를 포기하는 것을 경계한 셈이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힘 성남 분당갑 후보의 출마와 관련해선 “경기도 선거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안타깝게도 한때 존경했던 분인데 그분의 정치생명의 근원은 새정치다. 다당제 정치교체였는데 구정치에 완벽하게 투항했다”고 꼬집었다.

이 위원장은 “10년 동안 새정치를 우려먹다가 지금은 맹물만 나올 거 같다. 통째로 구정치 정당에 갖다 바쳤다. 10년 동안 국민을 기만했다. 이런 분이 경기도 선거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원색 비난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