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코인 ‘루나·테라USD(UST)’를 발행한 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의 집으로 찾아가 초인종을 눌렀던 A씨가 경찰에 전화를 걸어 자수했다.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권 대표의 집에) 찾아갔다”며 신변 위협 의도는 없었다고 항변했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권 대표에 대한 주거침입 혐의를 받는 A씨의 신원을 특정해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고 15일 밝혔다. 또 권 대표의 배우자를 범죄피해자 안전조치(신변보호) 대상자로 지정했다.
A씨는 아프리카TV에서 가상화폐 전문 방송을 하는 BJ로, 루나 코인에 20억원을 투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시장 폭락은 계속되는데 (권 대표가)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얘기를 들으러 갔다”며 “경비원과도 정중하게 인사를 나눈 뒤 건물에 들어갔는데 무단침입은 말도 안 된다. 신변을 위협하려는 의도는 결코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 12일 권 대표가 사는 아파트 공용현관을 무단침입해 집 초인종을 누르고 집에 있던 권 대표 부인에게 “남편이 집에 있냐”고 물어본 뒤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행 직후 사건이 보도되자 자신의 아프리카TV 계정에 “내가 (권 대표의 집에) 찾아간 것 맞다. 루나에 20억원을 풀매수했다”는 영상을 올렸다. 그는 이후 경찰에 전화를 걸어 “조사를 받으러 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조만간 A씨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권 대표 측이 요청한 신변보호 관련 내부문건이 유출된 정황이 나와 경찰이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 앞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신고 일시, 피해 사실 등이 적혀 있는 문서 일부가 올라왔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