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부대에서 코로나19 확산설이 퍼지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5일 보도했다.
RFA는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군인들 사이에서 ‘4‧25 열병식 참가자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번진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밤 평양에서 조선인민혁명군 창설 90주년을 기념한 열병식을 열었다.
북한에서 4월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10년, 김일성 110회 생일, 조선인민혁명군 창설 90주년을 연달아 기념하는 시기다. 4‧25 열병식에선 김 위원장 집권 후 최대 인원이 동원됐다. 72개 부대 군인과 군사대학 학생이 열병식, 군중시위, 무도회에 참가했다. 김 위원장은 군인과 학생을 평양으로 불러 ‘노마스크’ 단체 기념사진까지 촬영했다.
북한은 지난달 말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열병이 전국적 범위에서 폭발적으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군부대 내 확산 상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4‧25 열병식 참가를 위해 평양을 찾았던 군인‧학생들이 주둔‧거주지로 돌아가 코로나19를 퍼뜨렸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RFA는 “(북한군) 총참모부가 간부와 병사들의 외부 출장을 전면 금지하고 부대 간의 모든 연락에 무전‧전화를 이용할 것을 지시했다”며 “부대 밖에 관사나 집이 있는 간부들의 경우 비상 방역 기간 중 퇴근하지 말고 부대 안에 머물라는 지시도 내려졌다”고 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3일 저녁부터 14일 오후 6시까지 전국적으로 29만6180여명의 유열자(발열자)가 새로 발생했고 15명이 사망했다”는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코로나19 감염자 집계를 이날 보도했다. 누적 사망자 수는 42명이다. 김 위원장은 ‘최중대 비상사건’을 선포하고 고강도 방역 태세를 지시한 상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