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차관으로 이노공(사진·53·사법연수원 26기) 전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이 임명됐다. 장관으로 한동훈(연수원 27기) 후보자가 지명된 상황에서 법무부는 2016년 이후 6년 만에 검사 출신 장·차관 체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장관 후보자와 차관의 연수원 기수가 낮아진 만큼 향후 검찰 지휘부가 젊은 기수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처장·차관·외청장 등 21명 인선안을 발표하며 과거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4차장검사로 함께 일했던 이노공 변호사를 법무부 차관에 임명했다. 이 신임 차관은 서울중앙지검 첫 여성 차장검사에 이어 법무부 74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차관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인천 출신인 이 신임 차관은 서울 영락고·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4년 사법시험 합격 후 1997년 사법연수원 26기로 수료한 뒤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성남지청에 근무하던 윤석열 대통령과도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 신임 차관은 이후 대검찰청 형사2과장, 중앙지검 공판3부장, 청주지검 영동지청장, 서울남부지검 형사3부장 등을 거치며 형사부에서 주로 경험을 쌓았다. 법무부 내 법무심의관실 검사, 인권정책과장을 지내며 법무 행정도 두루 경험했다.
이 신임 차관은 “새 정부의 첫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신속히 업무를 파악해 법무부 국정과제 수행에 만전을 기하고, 법질서확립, 인권옹호, 글로벌 스탠더드 법무행정을 위한 국정보좌에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신임 차관 임명으로 법무부는 2016년 김현웅 장관-이창재 차관 이후 6년 만에 검사 출신 장·차관을 앞두고 있다. 문재인정부 당시 추진된 법무부의 탈검찰화 정책에 제동을 건 셈이다. 지난 정부 초대 장관이었던 박상기 당시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비롯해 이후 조국·추미애·박범계 전 장관까지 모두 학자 출신이거나 판사 출신 정치인이었다. 차관 역시 이전 정부 후반기부터 이용구·강성국 등 판사 출신 법무부 간부들이 차례로 역임했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차관이 모두 검찰 출신인 만큼 향후 검찰 고위급 인사에서 대대적인 물갈이가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재 검사장급 이상 검찰 간부 가운데 상당수는 이 차관의 연수원 선배다. ‘검수완박’ 국면에서 전국 고검장들이 사의를 밝힌 가운데, 고검장·검사장 보직 가운데 주요 보직이 27기 이하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새 정부의 검찰 간부 인사는 한 후보자 임명을 전후해 이르면 이달 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야당이 한 후보자를 낙마 대상으로 지목하고 지명 철회를 촉구하고 있어 임명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