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거 반대 농성’ 인천 고시텔 거주자 2명 숨진 채 발견

입력 2022-05-13 10:57
지난달 20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의 한 고시텔 건물 앞에 출입 통제선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퇴거 명령에 반발해온 인천의 고시텔 거주자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과 대치한 지 24일 만이다.

12일 인천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35분쯤 인천 남동구 간석동 6층 고시텔 건물에서 50대 남성 A씨와 60대 여성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날 오후 협상을 위해 복도에 있던 위험물과 LPG 가스통을 제거하며 대화를 시도했으나, 내부에서 반응이 없자 강제로 문을 개방했다.

내부로 진입한 경찰은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로 쓰러져 있는 이들을 발견했다. 당시 이들이 머물던 곳은 가스 농도가 안전 기준치를 크게 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LPG 가스에 장기간 노출되면서 중독 증상을 보여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감식과 부검 등을 통해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며 “유족에 대한 심리지원 등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숨진 채 발견된 이들은 4~6층에 입주해 있던 고시텔 거주자로, 최근 재건축이 진행되면서 건물 철거에 반발해 농성을 해 오던 중이었다. 수도·전기가 끊긴 상태에서도 농성을 이어온 이들은 지난달 18일 재차 퇴거 명령을 받자 건물에 불을 지르겠다고 위협하며 경찰과 대치했다.

앞서 고시텔 거주자 4명이 농성을 시작했으나 다른 거주자 2명은 경찰의 설득으로 대치 하루 만에 자진해서 건물 밖으로 나왔다. A씨 등은 이주비 등을 요구하며 한 달 가까이 경찰과 대치를 이어온 상태였다.

이예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