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착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이 12일 처음으로 북한 매체에 공개됐다.
이날 북한 매체는 2019년 말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도 개최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회의장으로 입장하는 모습을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다소 얇아 보이는 푸른색 마스크를 착용한 채 한 손에 서류를 들고 회의장에 입장했다.
미리 회의장에 들어와 대기해 있던 간부들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회의장 문 앞에서 김 위원장에게 문을 열어주는 현송월 당 부부장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김 위원장은 착석 후 발언을 시작하기 전 마스크를 벗어 책상 위에 올려놓은 채 발언을 이어갔다가, 회의가 끝날 무렵 다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회의장을 나갔다.
김 위원장이 공식석상에서 마스크를 쓴 모습이 관영매체에 노출된 건 처음이다. 북한이 그만큼 코로나19 관련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달 25일 조선인민혁명군(항일 빨치산) 창설 90주년 열병식과 김일성 주석 생일(4월 15일) 110주년 경축행사, 각종 기념사진 단체 촬영 때에도 김 위원장은 마스크를 벗고 있었다.
코로나19 사태 초반인 2020년 초 북한이 본격적으로 비상 방역 대책을 세우기 시작한 이후 간부들과 주민들은 종종 마스크를 착용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각종 회의 석상과 행사에서 ‘노마스크’ 기조를 유지해왔다. 이를 통해 ‘확진자 제로’를 입증하기 위해서란 해석이 나왔다.
북한은 이날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사실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하며 국가방역체계를 ‘최대 비상방역체계’로 전환했다. 이에 김 위원장이 경각심을 일깨우는 차원에서 마스크 착용 모습을 공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