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마스크 쓴 김정은…北,확진자 발생에 비상 [포착]

입력 2022-05-12 16:32 수정 2022-05-12 16:40
북한 조선중앙TV는 12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코로나 확진자 발생과 관련해 열린 노동당 제8기 제8차 정치국 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마스크를 착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이 12일 처음으로 북한 매체에 공개됐다.

이날 북한 매체는 2019년 말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도 개최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회의장으로 입장하는 모습을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다소 얇아 보이는 푸른색 마스크를 착용한 채 한 손에 서류를 들고 회의장에 입장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12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코로나 확진자 발생과 관련해 열린 노동당 제8기 제8차 정치국 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입장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미리 회의장에 들어와 대기해 있던 간부들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회의장 문 앞에서 김 위원장에게 문을 열어주는 현송월 당 부부장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김 위원장은 착석 후 발언을 시작하기 전 마스크를 벗어 책상 위에 올려놓은 채 발언을 이어갔다가, 회의가 끝날 무렵 다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회의장을 나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8차 정치국회의에서 손을 들고 있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이 공식석상에서 마스크를 쓴 모습이 관영매체에 노출된 건 처음이다. 북한이 그만큼 코로나19 관련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달 25일 조선인민혁명군(항일 빨치산) 창설 90주년 열병식과 김일성 주석 생일(4월 15일) 110주년 경축행사, 각종 기념사진 단체 촬영 때에도 김 위원장은 마스크를 벗고 있었다.

북한이 조선인민혁명군(항일유격대) 창건 90주년인 지난달 25일 오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 초반인 2020년 초 북한이 본격적으로 비상 방역 대책을 세우기 시작한 이후 간부들과 주민들은 종종 마스크를 착용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각종 회의 석상과 행사에서 ‘노마스크’ 기조를 유지해왔다. 이를 통해 ‘확진자 제로’를 입증하기 위해서란 해석이 나왔다.

북한은 이날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사실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하며 국가방역체계를 ‘최대 비상방역체계’로 전환했다. 이에 김 위원장이 경각심을 일깨우는 차원에서 마스크 착용 모습을 공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