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세계 최대 산호초 지대, 91%가 백화현상 피해

입력 2022-05-12 14:59 수정 2022-05-12 15:08
잠수부가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서 백화현상을 겪은 산호지대를 헤엄쳐 지나고 있다. 이 사진은 2016년 10월 18일 촬영된 것으로, 그 후 백화현상이 더 심화됐다는 연례보고서가 발표됐다. GBRMPA 제공

세계 최대 산호초 지대인 호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대보초)’의 산호초 90% 이상이 백화현상으로 피해를 봤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해양공원청’(GBRMRA)은 10일(현지시간) 지난 1년간 발생한 산호초 백화현상에 관한 연례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기관은 보고서를 통해 “지난여름 동안 대보초 지역의 산호초 표본 719개를 조사한 결과 654개의 표본에서 백화현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표본의 91%에 달한다.

그러면서 “이번 백화현상은 2016년 이후 네 번째 발생한 것으로 대보초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2300㎞가 넘는 지역에서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백화현상이란 산호의 표면이 하얗게 변하며 죽어가는 현상으로 해수 온도가 급격히 상승, 산호에 영양을 공급하는 조류가 사라지면서 발생한다. 산호 지대는 해양 생물의 25~30%가 서식하는 해양 생물의 보고다. 하지만 지난 10여년간 지구온난화로 인해 해수 온도가 높아지면서 백화현상이 빈번하게 관측됐다.

특히 보고서는 이번 백화현상이 이제까지와는 달리 평소보다 해수 온도가 낮아지는 ‘라니냐’가 지속하는 동안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라니냐로 평상시보다 해수 온도가 낮아졌음에도 백화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국제적 멸종 위기 동물인 푸른바다거북이 대보초 지역을 유유히 헤엄치고 있다. 2019년 1월 26일 촬영된 사진이다. GBRMPA 제공

보고서는 “백화현상의 정도에 따라 산호초는 회복할 수도 있다”며 “백화현상을 겪은 모든 산호초가 수명을 다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대보초를 포함한 전 세계의 산호 지대는 위기에 직면했다. 전기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을 하는 등 환경을 위한 작은 행동이 해양 생태계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며 환경 보전을 위한 행동을 촉구했다.

서민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