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 학교급식 배식 담당 어르신들
‘노인 일자리 사업’ 부당 호소 기자회견
‘불안정한’ 환경에다 열악한 보수
남는 음식 먹지 못하고 모두 버려 아까워
서울 광진구 학교급식 배식을 담당하는 어르신들이 11일 오후 한강우성아파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인일자리 사업’의 부당함을 호소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급여가 올해 대한민국 노동자의 최저임금 9160원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근로 시간도 정해진 시간을 넘기는 경우가 많고, 초과 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억울해 했다.
학교급식 배식을 하는 70대 A씨는 “정해진 배식 근로시간을 넘기거나 식사 때를 거르기 십상이다. 아이들 급식 배식은 이른바 노인일자리 사업 중에도 3D 업종”이라고 말했다.
3D는 영어 ‘Dirty’(불결하고) ‘difficult’(위험하고) ‘dangerous’(위험한)의 앞 글자를 딴 말이다.
원래 제조업, 광업, 건축업 등 더럽고 위험하고 어려운 분야의 산업을 일컫는 데서 비롯됐다.
그는 “최저임금을 주지 않는 것을 보니 노인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가 보다”라고 반문한 뒤 “하루빨리 노인일자리 사업이 현실화되고 급여 등이 정상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배고픈데 남는 음식을 먹지 못하게 하고 모두 버릴 때 너무 아깝고 안타까웠다”면서 “어려운 이웃에게라도 전달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종배 광진구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광아연) 회장은 “노인 일자리 증가가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이유는 이들 다수가 '불안전한' 환경에서 열악한 보수를 받으며 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많은 중장년과 시니어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근무하길 바라고 그럴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함에도 일자리가 없는 상황이다. 노인 일자리가 더 많이 발굴돼야한다”고 조언했다.
학교 대상 파견 사업은 급식 준비 및 배식을 돕는 ‘급식 도우미’, 초등학교 학습준비물 센터 내 물품을 관리하는 ‘문방구 도우미’, 학교 환경정비와 텃밭 관리를 돕는 ‘실버벨 울타리’, 스쿨존 교통안전봉사 ‘실버 경찰’ 등이 있다.
이 지역 노인일자리 사업을 담당하는 광진시니어클럽 관계자는 “노인일자리 사업은 봉사활동 개념으로 급여를 주는 것이고, 최저임금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안다. 초과 근무에 대해서는 학교 측에 더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