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주인이다” 靑 개방 하루만에…경내 시설 일부 파손

입력 2022-05-11 20:46 수정 2022-05-11 20:49
1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관저 뒤편 언덕에 보물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미남불)이 전시돼 있는 모습. 앞에 동그라미 표시된 불전함이 11일 일부 훼손됐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청와대가 일반 시민에게 개방된 지 하루 만인 11일 청와대 경내 문화재 일부 시설이 파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청와대 관저 뒤편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 앞에 놓인 기물을 파손한 혐의(재물손괴)로 50대 여성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미남불로도 불리는 이 불상은 2018년 보물로 지정됐다. 경찰과 온라인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A씨는 이날 관람객들이 이 불상을 향해 절하는 모습을 보고 불상 앞에 있는 불전함을 손으로 밀어 넘어뜨리는 등 기물 파손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불전함 옆에 놓여있던 사기 그릇이 훼손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당시 주위에는 청와대를 방문한 다른 관람객들도 있었는데 A씨는 ‘내가 청와대의 주인이다’ 등을 외치며 난동을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불상 옆에서 근무 중이던 경찰관에 의해 바로 현장에서 검거됐다.

A씨는 정식으로 청와대 관람신청을 해 들어왔으며, 검거 후 범행 사실을 모두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불상 자체가 훼손되지 않아 재물손괴 혐의만 적용해 불구속 수사하기로 했다.

청와대 개방 관리를 맡은 문화재청 측은 미남불 주변의 근무자를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증원해 관리를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