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 침해, 무고성 민원”…다음 생엔 교사 안해 46.4%

입력 2022-05-12 00:04 수정 2022-05-12 00:04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연합뉴스

‘다시 태어나도 선생님이 되겠다’는 현직 교사들의 비율이 처음으로 30%에 못 미치는 등 교직 만족도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 생에는 교사를 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46.4%로 되겠다는 응답(29.9%)보다 더 높았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11일 공개한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대학 교원 8431명을 대상으로 한 인식 조사에서는 다시 태어나도 교직을 선택하겠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은 29.9%였다. 매우 그렇다(7.3%)와 대체로 그렇다(22.6%)를 합친 수치로, 조사가 시작된 뒤 30%에 못 미친 건 처음이다.

보통이라는 응답은 23.7%였고, 그렇지 않다는 답변은 46.4%에 달했다. ‘별로 그렇지 않다’(25.7%)와 ‘전혀 그렇지 않다’(20.7%)로 조사됐다.

교직생활에 만족하거나 행복한지를 묻는 말에도 33.5%만 ‘그렇다’고 답했다. 이전 조사에서 이 항목에 대한 긍정 응답률은 2006년 67.8%, 2012년 56.3%, 2016년 70.2%까지 올랐고 2019년에도 52.4%였지만, 2020년 32.1%, 2021년 35.7% 등 코로나19 이후 연속 30%대를 나타내고 있다.

교원들은 교직생활 중 겪는 어려움으로 ‘문제행동, 부적응 학생 등 생활지도’(24.6%)를 가장 많이 언급했으며, ‘학부모 민원 및 관계 유지’(22.1%), ‘교육과 무관하고 과중한 업무’(18.8%)가 뒤를 이었다.

최근 1~2년간 교원들의 사기가 떨어졌는지 묻는 항목에서도 78.7%의 교원이 ‘그렇다’고 답했다. 현장에서 교권 보호가 되고 있는지 묻는 말에는 ‘그렇지 않다’는 답이 55.8%였고 ‘그렇다’는 16.2%에 그쳤다.

교권 하락과 사기 저하로 인한 문제점으로는 ‘학생 생활지도 기피, 관심 저하’(38.1%), ‘헌신, 협력하는 교직문화 약화’(20.4%), ‘학교 발전 저해, 교육 불신 심화’(17.3%), ‘수업에 대한 열정 감소로 교육력 저하’(14.1%) 등을 꼽았다.

교총은 “수업방해 등 교권침해 학생에 대한 즉각적인 생활지도방안 부재, 정상적 교육 활동조차 아동학대로 신고당하는 현실, 학부모의 무고성 민원과 명예훼손, 몰카 탐지까지 떠맡겨지는 등 과도한 업무에 교사들의 사기와 자긍심이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