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이 중단되면서 대한항공이 직원들에게 유급휴업 수당을 자체 지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CC(저비용항공사) 등 항공업계가 정부 고용유지지원금 연장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4월부터 직원들의 유급휴업 수당을 자체 지급하고 있다. 당초 대한항공은 정부로부터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았으나, 지난달부터 지원이 종료되면서 정부 지원분을 직접 지급하게 된 것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2020년 4월부터 정부로부터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았다. 2년간 정부가 평균 임금 70%에 달하는 휴업 수당의 90%를 지원했고, 나머지 10%는 대한항공이 부담했다. 그러나 현행 고용보험법 시행령은 3년 연속 고용유지지원금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3월 예외 규정을 통해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연장을 검토했으나, 대한항공이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내면서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조464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당기순이익은 6387억원으로, 전년 당기순손실 1946억원에서 흑자 전환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계 불황에도 화물 실적 호조로 흑자를 지속하고 있다.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중단으로 올해 2분기부터는 대한항공의 인건비 지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 약 5600억원, 정부 지원금을 받은 2022년 1분기에는 약 4600억원의 인건비를 지출했다. 정부 지원 종료로 분기당 수백억원의 인건비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LCC들은 지원 기간이 연장돼 3년 연속 고용유지지원금을 받는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지난해 4565억원의 흑자를 냈으나, 당기순손실이 2790원에 달해 지원 연장이 결정됐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3월 경영 여건이 어려운 기업에 대해 고용유지지원금을 계속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의 판단기준을 마련하면서, 실적이 흑자인 경우에도 당기순손익이 적자인 기업에 대해서는 지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지원 기간이 연장됐음에도 6월 말에는 종료되는 탓에 LCC 업계에서는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이 연말까지는 연장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가 국제선 운항 확대를 추진 중이지만, 여전히 국제선 여객 수요가 회복되지 않았고, 실적도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이 종료되면 무급휴업 시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