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법정 개정도 아니고 회의는 프리스타일로”

입력 2022-05-11 17:02 수정 2022-05-11 17:06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경제가 굉장히 어렵다”며서 “제일 문제가 물가”라며 관련 대책을 참모진에게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지금 안보 상황도 만만치가 않다”면서 “(북한) 핵실험 재개 얘기도 나온다”고 대응책 마련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각자 복장도 자유롭게 하고, 하고 싶은 이야기도 하고”라며 “무슨 법정 개정하는 것도 아니고”라고 말했다.

앞으로 수석비서관회의는 격식에 매달리기보다 실용적으로 내실있게 진행하자는 당부로 해석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우리 국민은 늘 허리가 휘는 민생고에 늘 허덕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각종 지표를 면밀하게 챙겨 물가 상승의 원인과 원인에 따른 억제 대책을 계속 고민해야 한다”고 참모진에게 당부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에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밀 가격이 지금 폭등해 우리 식생활에도 지금 영향을 주고 있고, 에너지 가격이라든가 다 올라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산업경쟁력에도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책을 지시했다.

그는 “(북한의) 핵실험 재개 이야기도 나오고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안보뿐 아니라 국정의 다른 부분들에 어떤 영향을 줄지 세밀하게 다 모니터를 하고 준비를 해달라”고 말했다.

정보당국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복구를 완료한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20∼22일)에 맞춰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자유’를 강조한 반면 ‘통합’에 대한 언급이 빠졌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너무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민주주의 정치 과정이라는 것 자체가 매일매일 국민 통합의 과정”이라며 “좌파·우파가 없고 우리를 지지하는 국민과 그렇지 않은 국민이 따로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접견실 앞에서 누카가 후쿠시로 한일의원연맹 회장 등 일본 의원단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회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이 테이블도 좀 어색한데, 저하고 같이하는 회의는 프리스타일로, 오늘 하루만 (카메라가) 찍는 것으로 하고 편하게 합시다”고 말했다.

과거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가 취재진이 보는 가운데 공개발언을 한 뒤 비공개회의에 들어갔던 관례에서 탈피해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원고를 가리키며 “대통령이 참모들과 회의하는데 이게 무슨 비효율적이고 어색하다”면서 “여기 써준 것에는 ‘첫 번째 수석비서관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라고 돼 있는데) 무슨 법정 개정하는 것도 아니고…”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앞으로 카메라 찍을 일 없으니까 너무 점잖게는 하지 말자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준비된 모두발언 원고의 상당 부분을 읽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7개에 달하는 외교 일정을 소화했다. 윤 대통령 오후에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을 단장으로 하는 일본 의원단을 접견했다.

앞서 오전에는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인도네시아 전 대통령, 조지 퓨리 캐나다 상원의장, 야시르 오스만 알-루마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총재 겸 아람코 회장 등을 차례로 만나 양국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