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시인 김지하, 부인 곁에 묻혀… 유족·문화계 인사들 배웅

입력 2022-05-11 16:08 수정 2022-05-11 16:09
11일 오전 강원도 원주시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장례식장에 김지하 시인의 발인식이 진행되고 있다. 영정을 든 이는 고인의 차남인 김세희 토지문화재단 이사장이다. 원주=연합뉴스

김지하 시인이 81년 생애의 영욕을 뒤로 하고 11일 영면에 들었다.

김 시인의 발인식은 이날 오전 9시 강원도 원주시 세브란스기독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고인의 두 아들인 김원보 작가와 김세희 토지문화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유족과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임진택 경기아트센터 이사장 등 문화계 인사들이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고인의 유해는 화장 후 부인 김영주씨가 묻힌 원주시 흥업면 매지리 선영에 안치했다.

김 시인의 장례식은 가족장으로 치러졌다. 차남인 김 이사장은 앞선 가족예배에서 “아버지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함께 해 주신 모든 분께 가족을 대표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청산 전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이사장은 “서슬 퍼런 독재정권 속에서도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은 김지하라는 우리들의 정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 땅의 민주주의 초석을 놓으신 분”이라고 회고했다.

1960∼70년대 독재정권에 맞서 ‘타는 목마름으로’ ‘오적’ 등의 시를 발표하고 여러 차례 고문과 투옥을 당한 고인은 한국을 대표해온 저항시인이었다. 80년대 이후에는 생명사상가로 활발한 저술 활동을 벌였다. 10여년 전부터 지병으로 투병 생활을 하다 지난 8일 원주시 판부면 자택에서 영원히 눈을 감았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