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 강수연의 영결식이 11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식장에는 ‘별보다 아름다운 별, 안녕히’라는 문구가 적힌 근조 플래카드가 영정사진 위에 걸렸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영결식을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했다.
장례위원장을 맡은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다음과 같이 추도사를 읽었다.
“오늘 우리 영화인들은 참으로 비통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믿기지도 않고 믿을 수도 없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수연씨,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우리가 자주 다니던 만두집에서 만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는데 졸지에 제 곁을 떠나다니.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모스크바에서 처음 만난 지 33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아버지와 딸처럼, 오빠와 동생처럼 지내왔는데 나보다 먼저 떠날 수 있는가요? 21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월드스타라는 왕관을 쓰고 멍에를 지고 당신은 참으로 힘들게 살아왔습니다.
명예를 지키기 위해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당신은 억세고 지혜롭고 강한 분이었습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내색하지도 않고. 타고난 미모와 범접할 수 없는 위엄을 갖춘, 남자 못지 않은 강한 리더십과 포용력으로 후배들을 이끌었습니다.
이제 오랜 침묵 끝에 새로운 영화로, 타고난 연기력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모습을 보게 되리라 기대했는데. 그 영화가 유작이 되리라곤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처음 응급실에서 또 중환자실에서 비록 인공호흡기를 장착하고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도 평온한 모습으로 누워 있는 당신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비록 강수연씨 당신은 오늘 우리 곁을 떠났어도 지상의 별이 졌어도, 당신은 천상의 별로 우리들을 지켜줄 것입니다. 강수연씨 부디 영면하시기를 바랍니다”
모스크바에서 처음 만난 지 33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아버지와 딸처럼, 오빠와 동생처럼 지내왔는데 나보다 먼저 떠날 수 있는가요? 21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월드스타라는 왕관을 쓰고 멍에를 지고 당신은 참으로 힘들게 살아왔습니다.
명예를 지키기 위해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당신은 억세고 지혜롭고 강한 분이었습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내색하지도 않고. 타고난 미모와 범접할 수 없는 위엄을 갖춘, 남자 못지 않은 강한 리더십과 포용력으로 후배들을 이끌었습니다.
이제 오랜 침묵 끝에 새로운 영화로, 타고난 연기력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모습을 보게 되리라 기대했는데. 그 영화가 유작이 되리라곤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처음 응급실에서 또 중환자실에서 비록 인공호흡기를 장착하고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도 평온한 모습으로 누워 있는 당신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비록 강수연씨 당신은 오늘 우리 곁을 떠났어도 지상의 별이 졌어도, 당신은 천상의 별로 우리들을 지켜줄 것입니다. 강수연씨 부디 영면하시기를 바랍니다”
임권택 감독, 배우 문소리·설경구의 추도사가 이어졌다. 사회를 맡은 배우 유지태는 “아직 전혀 실감이 안 난다. 이 모든 것이 영화 속 한 장면이었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강수연은 1980~90년대 국내 영화계의 스타였다. 영화 ‘씨받이’로 1987년 베니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1989년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 ‘아제아제바라아제’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우리나라 최초의 ‘월드스타’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위기에 처한 2015~2017년에는 공동집행위원장을 지냈다. 올해 강수연은 넷플릭스 영화 ‘정이’로 9년 만에 관객을 만날 예정이었지만 복귀작은 유작이 되고 말았다.
강수연은 지난 5일 오후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 치료를 받다가 7일 56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그의 유해는 이날 화장 후 용인추모공원에 안치된다.
추도식 영상에는 “수연님, 그리울 겁니다” “떠난 후에야 당신이 큰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남겨놓으신 작품들 보며 추억하겠습니다” 같은 추모의 글이 달렸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