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 임기가 지난 10일 종료되면서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도 자유인이 됐다. 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를 경남 양산 사저까지 의전한 탁 전 비서관은 사저를 나오는 길에 하늘로 가방을 던졌다 받는 등 후련한 마음을 드러내며 퇴근했다.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탁 전 비서관이 마지막 퇴근길에 서류가방을 하늘로 던지고 받는 모습 등이 담긴 사진이 올라왔다. 현장에 있던 작성자 A씨는 “간발의 차이로 대통령님 내외의 모습은 놓치고 말았지만 사저 앞까지 올라가서 여기저기 구경하는 와중에 마침 ‘탁도비’가 나오는 거 아닌가”라며 “홀가분해져서 신이 났는지 가지고 있던 가방을 휙 던지더니 손인사를 해주고 쿨하게 사라졌다. 진정한 ‘도비 이즈 프리’(Dobby is free·도비는 자유)”라고 적었다.
도비는 영화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노예 요정으로, 주인으로부터 해방되며 ‘도비 이즈 프리’라는 명대사를 남겼다. 네티즌들은 탁 전 비서관과 도비의 이름을 더해 ‘탁도비’로 불렀다.
사진을 접한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유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댓글 작성자들은 “너무 신나 하는 게 느껴진다” “문 전 대통령님도 이 사진 보면 웃으실 듯”이라고 적었다. “탁도비는 양산에 왜 안 사느냐” “며칠 후면 또 불려올 텐데 며칠이라도 즐기시라” “그동안 고생 많았다”는 이들도 보였다.
해당 게시글에는 탁 전 비서관이 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도 함께 공개됐다.
탁 전 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일인 10일 오전 TBS라디오에서 “사실 오늘은 제가 민간인이잖나. 그러니까 굳이 안 해도 되는 일인데 전임 대통령을 일단 모시고 취임식장으로 간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문 전 대통령을 건들면 물어버릴 것”이라고 말해 화제가 되자 “진짜 문다고 생각하신 건 아니지 않나. 5년 동안 대통령을 모셨던 의전비서관으로서 물기라도 하는 게 의리이고 도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탁 전 비서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서 다소 편안한 차림에 모자를 눌러쓰고 수염이 덥수룩한 문 전 대통령이 말을 타고 손인사하는 사진을 올렸다. 그러면서 “여러분 모두 행복하세요. 우리 모두 행복합시다”라는 글을 남겼다.
한편 이날 평산마을로 입주한 문 전 대통령은 “이제 제집으로 돌아오니 이제야 무사히 다 끝냈구나, 그런 안도감이 든다. 이제 완전히 해방됐고 자유인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