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국민의힘 전 의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출마한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와 관련해 “당의 방침이 정해진 이상 누군가와 경쟁하거나 출마할 생각이 없다는 말씀을 분명히 드린다”고 밝혔다.
계양을 차출론이 거론됐던 윤 전 의원은 9일 페이스북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계양을 선거에 지역밀착형 인사를 공천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전 의원은 “이재명 후보의 보선 출마는 불체포특권을 노린 노골적 피의자 도주로 당선되면 5년 내내 국정운영을 방해하고 대통령 탄핵을 선동할 기반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제가 지난주 인터뷰 질문에 ‘당의 요구가 있다면 따르겠다’고 답한 건 계양을이 험지임에도 도무지 금도를 모르는 이 후보를 막기 위해 제가 필요하다면 몸을 던져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더구나 저는 이미 스스로 국회의원직을 내려놔 책임정치를 강조했다”며 “그런 만큼 만일 다시 선거에 나선다면 이는 당의 부름이 있는 때와 장소여야 하고 개인 안위를 챙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윤 전 의원은 “이 대표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국회의원은 해당지역 거주조건이 없기 때문에 이재명 고문 출마 시 저격수가 준비돼 있다며 전략공천 방침을 방송에서 시사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대표가 이번에 상대편 수장인 이 후보와 맞대결을 펼치며 우리 당의 정신과 정치혁신의 필요성을 알리든, 2년 후 본인의 지역구 선거를 차분히 준비하든 어떤 것이 옳고 어떤 것이 틀렸다고 섣불리 예단할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새 정부의 운명을 위협할 거대야당의 구심점을 당선시킬 선거에 당대표로서 직접 나서 달라는 많은 분의 바람을 외면한 것에 대해서는 아직도 아쉬운 마음”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당의 미래를 가장 깊이 고민하고 있는 것이 당대표이겠지만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원칙과 진정성, 그리고 용기가 가장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면서 “무운을 빈다”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최대한 지역밀착형 인사가 나가는 것으로 (최고위에서) 이야기가 됐고, 추가 조사 등을 통해 이르면 내일 중 (후보를) 확정하려 한다”며 “인천 계양을 같은 경우 내부적으로 일정한 판단을 내렸다”고 했다.
국민의힘 6·1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회는 10일 인천 계양을에 인천시의사회장 출신인 윤형선 계양을 당협위원장을, 분당갑에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각각 공천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