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딸 ‘美 출품’ 앱…대신 만든 개발자에 200만원”

입력 2022-05-11 05:18 수정 2022-05-11 10:20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 뉴시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장녀가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스마트폰 앱을 만들어 미국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과 관련해 이를 만드는 과정에 전문 개발자가 조력했고 개발자는 2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0일 MBC에 따르면 한 후보자 장녀 한모양은 시청각 장애인이 도움을 요청하면 사전에 등록된 봉사자들과 연결해주는 앱인 ‘셰어리’ 소유권자 3명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앱은 한양이 만 14세 중학생이던 2019년 만들어진 앱으로, 한양 외에 다른 소유권자 2명은 한양의 이종사촌 언니다.

이 앱은 2019년 18세 이하 여학생을 대상으로 한 앱 제작대회 ‘Technovation Girls’에 출품돼 준결승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앱 시연 영상에 노출된 전화번호의 주인은 한 남성이었다. 그는 ‘내가 돈 200만원을 받고 개발해 줬다’고 주장했다고 MBC는 보도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과 그의 이모 자녀 2명이 2019년 함께 만든 청각 장애인을 위한 앱. 앱 어드바이스 누리집 캡처

국내 전문 앱 개발대행업자인 이 남성은 “프리랜서 전문가에게 일을 맡길 수 있는 플랫폼 ‘크몽’을 통해 학생 방학 숙제라며 의뢰받았다”며 “신원을 알 수 없는 중년의 여성이 온라인 대화로 의뢰했다. 학생들과 앱 개발에 대해 직접 소통한 적은 없다”고 MBC에 말했다.

MBC에 따르면 대회 규정상 자원봉사자로 멘토가 조언해줄 수는 있으나 코드 작성을 포함해 학생이 제출하는 어떤 부분도 제작할 수 없다.

한 후보자 측은 “‘Technovation Girls’는 여성청소년팀이 글로벌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가 구현된 사업계획, 홍보영상(pitch video), 앱 소스코드 등을 출품해 경쟁하는 대회인데 후보자의 딸을 포함한 3명이 팀을 이뤄 대회에 참가한 바 있고, 아이디어 개발, 홍보영상 제작, 사업 관련 앱 제작 등의 업무를 각자 맡은 바 역할에 따라 분담해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보자의 딸은 아이디어, 홍보 동영상 제작에 참여했고, 앱 제작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따라서 앱 제작 과정에 대해서는 답변드리기 어려움을 양해해주시기 바란다”며 “공직 후보자를 검증하는 인사청문법의 취지를 고려할 때 후보자가 관여한 바 없는 미성년 자녀의 상세 활동에 대해서 제한적으로만 답변드릴 수 있는 점 양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