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삶, 새로운 출발이 정말 기대됩니다.”
역대 대통령의 반열에 들어간 문재인 전 대통령이 9일 밤 12시를 끝으로 임기를 마친 뒤인 10일 오후 사저가 마련된 경남 양산 평산마을 마을회관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저는 이제 완전히 해방됐습니다. 자유인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아내와 함께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잘 살아 보겠습니다”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홀가분한 표정으로 “이제 평산마을 주민들과 함께 농사도 짓고, 막걸리도 한잔 나누고, 경로당도 방문하고 잘 어울리면서 살아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산마을 주민들께 전입신고 드린다”며 “제집으로 돌아와보니 이제야 무사히 다 끝냈구나 안도감이 든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전날 퇴근길에 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퇴임식을 열어 응원한 데 대한 감사도 재차 표했다. 문 전 대통령은 “어제 청와대 나오면서 아주 멋진 퇴임식을 국민으로부터 선물받았다”며 “공식행사가 아니고 청와대가 계획한 것이 아닌데 많은 서울시민이 아주 감동적인 퇴임식을 선물해주셨다”고 감격스러워했다.
또 “역대 대통령 누구도 받아보지 못한 아주 뜻깊은 선물이었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저를 행복하게 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문 전 대통령은 마을회관에서 사저까지 약 400m를 걸으면서 운집한 지지자, 주민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평산마을에는 인파가 몰리면서 사저로 가기 약 2㎞ 전부터 차량이 통제됐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걸어서 마을로 들어가야 했고, 경호 차원의 몸수색을 받았다. 평산마을은 약 50가구가 거주하는 작은 마을이다.
문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대통령님의 소박한 꿈이 잊혀진 삶을 사시는 건데 저는 꼭 그렇게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문재인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다.
윤 의원은 “외국의 경우에도 보면 퇴임한 대통령이 조용히 사시면서 봉사활동도 하고 인종차별이니 인권을 위해 힘쓰시는 경우 많지 않나. 예를 들어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주거복지를 위한 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며 “대한민국도 그런 대통령을 만나야 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안타깝게도 대통령님의 그런 소박한 꿈을 이루실지 여부는 대통령 당신보다는 국민의힘에 달려 있는 것 같다”며 “간절히 부탁드리고 싶은 건 윤석열정부가, 그리고 국민의힘이 제발 전직 대통령을 자신들의 정치적 이유로 소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