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에서 격돌하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0일 온라인에서 공개 설전을 벌였다. 오 시장이 송 후보를 향해 “실패한 시장”이라고 직격하자 곧바로 송 후보가 “도망간 시장”이라며 맞불을 놨다.
송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도망간 시장님에게 답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인천시 부채를 언급하며 저를 ‘실패한 시장’이라고 했다”며 “그러나 제가 인천시장일 때 당시 심각했던 인천시 부채의 원인은 현재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 안상수 전 인천시장의 분식회계와 무분별한 사업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애초 9조원으로 알려졌던 인천시 부채가 감사원 감사결과 추가로 2조원 넘게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며 “안 전 시장은 하루 이자만 11억원, 1년에 4000억원을 갚아야 하는 심각한 악성 부채를 남겨 놓고 떠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의 치적을 구체적으로 나열했다. 송 후보는 “어려운 재정 상황 속에서도 알뜰살뜰하게 재정을 운용해 성공적으로 아시안게임을 준비하고, 인천도시철도 2호선 공사를 잘 진행했다”며 “오 후보가 서울시장직을 그만두었을 때 저는 서울을 제치고 유엔녹색기후기금사무국(GCF)을 유치했다”고 설명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 유치 등으로 송도를 세계적인 바이오 산업단지로 만들었다”며 “뉴욕주립대, FIT, 유타대, 조지메이슨대, 겐트대를 송도에 유치해 전 세계에서 모여든 학생들 3500여명이 다니고 있다”고 했다.
송 후보는 또 “오 시장이 ‘살림’을 얘기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재임 시절 세빛둥둥섬,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서해뱃길 등 각종 토건사업엔 아낌없이 돈을 쏟아부으면서도 학생들의 ‘무상급식’은 필사적으로 저지하려고 노력했던 오 시장을 우리는 기억한다”고 날을 세웠다. 또 오 시장이 2011년 무상급식 관련 주민투표를 강행했던 때도 꼬집었다.
송 후보의 작심 발언은 오 시장이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송 후보의 과거 인천시장 재임 시절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고 한 것을 반박하기 위한 것이다.
오 시장은 인터뷰에서 “송 후보는 (인천시장 재임 시절) 빚이 9조원에서 13조원으로 불어난 것에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인천시 경영에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오 시장은 또 “송 후보는 제가 아닌 윤석열정부와 싸우겠다고 하는데 만약 서울시 경영을 맡게 된다면 정치 시장이 될 것”이라며 “지방자치단체장은 중앙정부와의 호흡이 중요한데 중앙정부와 엇박자로 가겠다는 건 협치를 안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