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등록 이틀 앞두고…제주 여당 도지사 예비후보 돌연 ‘잠적’

입력 2022-05-10 18:50 수정 2022-05-10 18:51

허향진 국민의힘 제주도지사 예비후보가 6·1지방선거 후보 등록을 이틀 앞두고 공식 일정을 전격 중단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으로 국민의힘이 새 여당이 된 첫날 도지사 여당 후보가 돌연 잠적하면서 제주지역 지방선거 전체 판도에 파장이 있을 지 후보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국민의힘과 허향진 후보 선거사무소 등에 따르면 허향진 국민의힘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는 11일 예정된 정책토론회를 하루 앞두고 주관방송사인 KBS제주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어 이날 오후 공식 일정도 모두 취소했다.

허 후보는 현재 외부와 연락을 끊고 출마 여부에 대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 후보 측 한 관계자는 “오늘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새로운 국민의 나라’가 시작됐고 제주에도 윤석열 정부 출범과 맞물려 좋은 기회가 찾아왔지만 지금 제주도 선거 상황은 (국민의힘 측에) 좋지 않아 고심하는 듯한 입장을 비쳤다”고 10일 허 후보와 나눈 통화 내용을 전했다.

이어 “허 후보가 현재 직면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려는 것 같다”고 했다.

허 후보 캠프 측은 사퇴설을 일축하고 있다.

김병립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오후 선대본 관계자 등 내부 지지자들에게 단체 메시지를 보내 “후보가 잠시 휴식의 시간을 갖는 것 같다”며 “곧 활동을 재개할 것이므로 동요하지 말고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영진 국민의힘 제주도당위원장도 “사전에 불출마와 관련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며 “소문의 진위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허 후보의 갑작스러운 행보를 놓고 지역 정가에서는 최근 제주지역 언론사들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에게 오차범위 밖으로 뒤지고 있는 것이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허 후보가 사퇴하고 국민의힘 경선에서 2위를 차지한 장성철 전 국민의힘 제주도당위원장에게 양보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12일과 13일 제주도지사선거 후보 등록을 받는다.

허 후보가 후보 등록을 하지 않을 경우 선거를 20여일 앞두고 지방선거 전체 판도에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