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외교활동 시작…美 바이든·日 기시다 ‘친서’ 받아

입력 2022-05-10 18:36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접견실에서 축하 사절단을 이끌고 방한한 미국의 '세컨드 젠틀맨'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로부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받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취임식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은 각국 축하 사절단을 접견하며 대통령으로서 본격적인 외교활동을 시작했다.

북한의 잇따른 무력시위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국익을 중심으로 실용을 추구하는 윤석열식 외교가 데뷔를 치른 셈이다.

이날 오전 취임식을 마친 윤 대통령은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미국 축하사절단을 가장 먼저 만났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인 ‘세컨드 젠틀맨’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가 사절단장을 맡았다. 마티 월시 노동부 장관과 인기 소설 ‘파친코’의 한국계 작가 이민진씨 등이 동석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측 방한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굳건한 한·미 동맹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70년 역사의 한·미 동맹은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이고, 대한민국은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산업화와 민주화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새로 마련된 대통령실에서 처음 만나게 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엠호프 변호사도 “새로운 집무실에서 첫 번째 접견을 해준 것에 굉장히 영광이고, 청와대의 개방된 모습이 감동적이었다”고 화답했다.

엠호프 변호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친서를 윤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했다. 친서에는 ‘앞으로 5년간 긴밀하게 협력하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메시지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엠호프 변호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불과 10여일 뒤 방한해 윤 대통령을 직접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를 대표해 앞으로 긴밀하게 윤석열 정부와 발맞춰 더 밝은 양국 관계를 위한 공동 비전을 수립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이 이끄는 일본 사절단을 맞았다. 하야시 외무상도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친서를 전달하며 윤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했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 총리를 뵐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치산 국가부주석을 파견했다. 중국이 보낸 대통령 취임식 축하사절 중 최고위급으로 한·미 밀착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일·중·러로 일컬어지는 이른바 ‘4강’ 중 러시아만 유일하게 축하사절단을 보내지 않았다. 대신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대사가 취임식을 찾았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우리나라가 대러 제재에 동참한 데 대한 불만으로 읽힌다.

윤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UAE) 사절단 접견까지 마친 뒤 국회로 다시 돌아가 경축연회에 참석해 외빈들과 만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대통령에 취임한 윤석열 개인의 승리가 아닌 평화적으로 정권교체를 이룩한 국민 승리의 날,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승리한 날”이라며 “우리나라가 자유민주주의 인권국가로서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는 당당한 리더국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