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납치 의심 신고에 출동한 경찰관이 상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실이 확인돼 경찰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9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3시 54분쯤 ‘창원시 성산구 길가에 여자가 술에 취해 쓰러져 있고 남자들이 주변을 둘러쌌다’는 내용의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신고를 한 시민은 이후 오전 4시 9분까지 ‘여자를 차에 태우고 갔다. 따라가는 중이다’ ‘현재 장소는 00 인근이다’ 등의 신고를 두 차례 더 했다.
관할 지구대 인력 부족으로 인근 지구대에 지원을 요청한 경찰은 마지막 신고 후 8분여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해당 무리는 이미 현장을 떠난 뒤였다. 이에 경찰은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신고자와 전화 통화를 했는데, 이 과정에서 문제의 발언이 나왔다.
신고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여자를 집어던지고 두드려 패고 차에 싣고 옮겼다’고 설명하자 경찰관은 ‘아는 사람 같아요? 둘이?’라고 되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신고자가 ‘모르죠. 아는 사람이면 그렇게 해도 돼요?’라고 반문했고, 경찰관은 ‘아니 뭐 여자가 말 안 들으면 그럴 수도 있는 거지’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들은 신고자는 ‘여자가 그러면 그래도 돼요?’라고 다시 물었고, 해당 경찰관은 ‘그래도 된다는 게 아니라 통제가 안 되면 잡아넣을 수도 있는 거죠. 서로 아는 사이면’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대화는 신고자에 의해 모두 녹음됐다.
경찰은 이후 당시 상황이 술에 취해 쓰러진 아내를 남편이 지인과 함께 부축해 집에 데려가는 것이었음을 확인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남편이나 주변 지인에 의한 폭행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다만 신고 접수 과정에서 나온 부적절한 발언과 대응에 대해서는 해당 경찰관을 상대로 진상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경찰관계자는 국민일보에 “해당 경찰관이 이런 내용의 발언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소속 경찰서인 창원중부경찰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해 징계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예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