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브로커’를 연출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주연을 맡은 배우 송강호에 대해 “영화를 찍기 전 봉준호 감독을 만났는데 ‘촬영이 시작되면 무조건 송강호에게 맡기면 된다. 태양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현장이 모두 밝게 비춰질 것’이라 했다. 직업해보니 실제로 그렇더라”며 극찬했다.
10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브로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오는 17일 개막하는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진출한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특별한 이야기다.
이번 영화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 영화 연출작이다. 송강호와 강동원을 비롯해 배두나, 이지은, 이주영까지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충무로 대표 배우들이 호흡을 맞췄다. ‘오징어 게임’ 등의 음악을 맡은 정재일 감독, 홍경표 촬영감독 등 국내 최고의 스태프들이 참여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배우 송강호와 강동원, 이지은, 이주영이 참석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화상을 통해 취재진과 만났다.
베이비 박스에 버려진 아이를 데려간 브로커 상현 역을 맡은 송강호는 “2015년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게 영화에 대해 들었다. 오래 전부터 감독의 작품을 좋아해 왔고 존경하는 예술가이기도 해서 제안 자체가 너무 영광스러웠다”며 “영화를 찍으면서 감독이 가진 현실에 대한 냉정하면서도 냉철한 직시가 펼쳐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새로운 도전이자 설레는 작업이었다”고 돌이켰다.
이지은은 준비되지 않은 엄마로 아들 우성을 버린 소영 역을 맡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코로나19 때문에 집콕을 하면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통해 한류 드라마에 푹 빠졌다. ‘나의 아저씨’를 보고 이지은의 엄청난 팬이 됐다”며 “드라마 후반에는 이지은만 나오면 울었다. ‘브로커’의 소영 역을 할 사람은 이지은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강동원은 베이비 박스 시설에서 일하는 보육원 출신의 동수 역을, 배두나는 동수와 상현을 뒤쫓는 형사 수진 역을 맡았다. 이주영은 수진과 함께 일하는 후배 ‘이형사’ 역을 연기했다.
영화는 주인공들이 아기의 부모를 찾아 부산에서 서울까지 함께 여행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혈연 관계로 맺어지지 않았지만 여정을 통해 가족이 되는 모습을 그렸다. 포항 울진 삼척 강릉 등 동해안을 따라가며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담기도 했다. 영화는 칸에서 최초 상영된다. 국내 개봉은 다음달 8일이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