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인 정서 ‘한(恨)’을 강압적인 모녀 관계에 접목시켰다. 어긋난 모성으로 인해 트라우마를 갖게 된 아만다(산드라 오)는 죽은 엄마의 환영과 환청에 시달린다.
딸 크리스(피벨 스튜어트)는 한국에서 돌아가신 외할머니의 유골이 도착한 후로 엄마가 더욱 이상하게 변해가는 것을 참지 못한다. “엄마같은 엄마는 되지 않을 것”이라던 아만다는 점점 딸에게 집착하고, 결국 두 사람의 갈등이 폭발한다.
영화 ‘UMMA’는 ‘스파이더맨’ 3부작,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이블 데드’ 시리즈를 만든 샘 레이미 감독과 한국계 아이리스 K. 심 감독이 참여한 K호러 영화다. 제목은 우리말 ‘엄마’의 음을 그대로 딴 것이다.
영화는 부모 자식 간의 비정상적인 관계에 공포 요소를 가미했다. 이민 1세대가 겪은 정서적 어려움, 자식 세대와의 사고방식 차이를 그려낸다. ‘킬링 이브’ ‘그레이 아나토미’ 등에 출연한 한국계 배우 산드라 오가 한국인 이민자 2세 아만다 역을 맡아 열연했다.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했던 한국인 이민자들의 이야기가 할리우드에서 다양한 콘텐츠로 만들어지는 분위기라는 점은 긍정적이다. 조상을 기리는 제사 등 해외 관객들에게 낯선 한국 문화도 소개됐다.
다만 우울증에 빠진 아만다의 엄마가 딸을 전기 고문하는 무리한 설정 등은 아쉽다. 엄마라는 존재를 그려내는 방식이 요즘 시대와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엄마가 한복을 차림을 하고 집안의 가보라며 탈을 간직하거나, 갑자기 구미호가 등장하는 장면 등은 현재 한국의 모습과 괴리가 커 국내 관객들에게 의아할 수 있다. 러닝타임은 83분, 개봉은 오는 11일이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