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의 임기를 마치고 9일 퇴임한 문재인 전 대통령이 10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에 신축한 사저로 귀향했다.
문 전 대통령은 오전 11시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오후 2시17분쯤 울산(통도사)역에 도착해 마중 나온 지지자들을 만났다.
오후 2시50분쯤 평산마을에 도착한 문 전 대통령은 사저 인근 마을회관 앞에서 4분간의 짧은 인사말을 했다.
먼저 “여러분 사랑합니다. 드디어 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평산마을 주민들께 전입 신고 드립니다”고 말문을 연 문 전 대통령은 “제집으로 돌아왔더니 이제야 무사히 다 끝냈구나 하는 그런 안도감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 평산마을에서 보내게 될 제2의 삶 새로운 출발 저는 정말 기대가 많이 된다”면서 “제 아내와 함께 얽매이지 않고 잘살아 보겠다”고 성원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농사도 짓고, 막걸리 잔도 한 잔 나누며 경로당도 방문하면서 살아보겠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이 인사말을 발표하는 도중 곳곳에서는 지지자들이 ‘문재인’을 연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일부 지지자들은 귀향한 문 전 대통령을 보며 “정말 고생하셨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문 전 대통령의 사저 인근엔 김일근 양산시장과 통도사 현문 주지 스님, 평산마을 주민 50여명과 인근 4개 마을 주민 대표 10여명 등도 참석해 귀향을 환영했다.
인사를 마친 뒤 문 전 대통령 내외는 주민과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마을회관 앞에서 사저까지 걸어서 이동했다. 문 전 대통령 내외는 이날 오전 양산 사저 주소지로 전입 신고도 마치면서 행정적으로도 평산마을 주민이 됐다.
문 전 대통령의 귀향을 보기 위해 아침부터 지지자들이 찾았지만 큰 혼잡은 없었다. 특히 사저 인근에서 집회를 개최하기로 했던 ‘양산 귀향’ 반대 단체가 집회를 진행하지 않으면서 마을회관 앞은 지지자들로만 채워진 분위기였다.
경찰은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사저 진입도로 3곳을 전면 통제하고, 사저 주변에 접근 통제선과 펜스 등을 설치해 안전사고를 막았다. 또 사복경찰과 기동대 등 60여명을 현장에 투입했다. 평산마을 입구에서 진행한 소지품 검사에서 작은 실랑이가 있었지만, 돌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서울에서 온 이모(45·여)씨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인사하기 위해 아침 일찍 왔다”면서 “조용한 마을에서 평온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에 사는 30대 여성 지지자는 “성공적으로 임기를 마무리한 성공한 대통령의 마지막을 잘 모시고 싶어 친구들과 함께 여기까지 내려왔다”고 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왔다는 최모(36·여)씨는 “아이들에게 대통령 집을 보여주고 싶어 겸사겸사 놀러 오게 됐다”면서 “이제는 마음 편하게 걱정 없이 사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마을 주민 박모(70)씨는 “문 전 대통령과 이제 진짜 이웃사촌이 됐다”며 “이제는 남은 여생은 편히 쉬면서 건강하게 지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저는 주인 맞을 준비를 마쳤다. 앞서 이삿짐이 모두 옮겨졌고 며칠 전까지 공사 중이던 사저 입구 공사도 마무리되면서 도로포장까지 깔끔하게 해놨다. 건물을 둘러싼 보호막은 모두 철거됐고, 담장과 대나무 등 조경 공사를 진행해 안을 들여다보지 못하게 했다.
양산=윤일선 조원일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