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마지막까지 행복한 대통령…자유인으로 시골 돌아가”

입력 2022-05-10 13:04 수정 2022-05-10 13:29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퇴임일인 지난 9일 오후 청와대 직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청와대에서 퇴근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전 대통령은 10일 임기를 마치고 경남 양산 사저로 향하면서 지지자들을 향해 “여러분 덕분에 저는 마지막까지 행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앞마당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 서울역에서 지지자들을 만나 “저는 어제 아주 멋진 퇴임식을 가졌다. 여러분 고맙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전날 오후 6시 업무를 마친 뒤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눈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은 “공식 행사도 아니고 청와대가 기획한 것도 아니었는데 제 퇴근을 기다리던 많은 시민이 아주 감동적인 퇴임식을 마련해줬다”며 “역대 대통령 가운데 누가 그렇게 아름다운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대통령이 될 때 약속드린 것처럼 오늘 원래 우리가 있었던 시골로 돌아간다”며 “제가 퇴임하고 시골로 돌아가는 것을 섭섭해하지 말아 달라. 저는 해방됐고 자유인이 됐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가 10일 오전 국회 앞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전 대통령은 “반려동물들을 돌보고 농사를 짓고 가까운 성당도 다니고 길 건너 이웃인 통도사에도 자주 가면서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께서 주시는 차도 얻어 마실 것”이라며 “마을 주민들과 막걸리도 한잔하고 시간 나면 책도 보고 음악도 들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몸은 얽매일지 모르지만 마음만은, 정신만은 훨훨 자유롭게 날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가 10일 오전 국회 앞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부인 김정숙 여사와 관용차량을 타고 정오를 조금 넘어 서울역에 도착했다. 문 전 대통령이 도착하기 전 서울역에는 1천여 명 정도로 추산되는 지지자들이 환송을 위해 모여들었다.

이들은 ‘넌 나의 영원한 슈퍼스타’, ‘사랑해요 문재인’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문 전 대통령의 이름을 연호했다.

서울역에는 임종석·유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철희·강기정 전 정무수석, 윤영찬·윤도한·박수현 전 국민소통수석, 김의겸·고민정 전 대변인 등 청와대 전직 참모들이 문 전 대통령의 도착에 앞서 대거 집결해 있었다. 김태년·홍영표·진성준·박주민·윤건영·최강욱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도 서울역으로 모였다.

문 전 대통령 내외가 도착하자 신지연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과 최상영 전 제2부속비서관이 영접했다. 지지자들은 더욱 환호했고 문 전 대통령은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문 전 대통령은 김 여사의 어깨를 감싸며 “잘 살아보겠습니다”라고 한 뒤 서울역사 안으로 이동했다. 문 전 대통령은 역사 안에도 대기하던 지지자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문 전 대통령이 대통령 전용 열차인 KTX 특별동차가 있는 플랫폼에 도착하자 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정의용 외교부장관이 맞이했다. 문 전 대통령과 청와대 전직 참모, 민주당 의원 등을 태운 KTX는 오후 12시 20분쯤 서울역을 출발했다.

한편 지지자들이 모인 반대편에는 반문 단체가 집회를 열어 ‘문재인을 감옥으로’ 등을 외치기도 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