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씨의 일기장을 검찰이 압수했는지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진 가운데 손혜원 전 열린민주당 의원이 “어디서 말장난을 하고 있느냐”며 비판에 나섰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한 후보자는 ‘조 전 장관 딸 조민씨의 일기장까지 압수수색하고 들여다 봤나’라는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수사팀에 물어보니 일기장을 압수한 적이 없다고 한다”고 부인했다.
그러자 조 전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딸의 중학생 시절은 딸 항의로 현장에서 돌려줬으나 고교생 시절 일기장을 압수해갔다”며 ‘다이어리’이라고 적힌 압수수색 목록을 공개했다. 조 전 장관이 공개한 2019년 9월 23일 자택 압수수색 목록 29번에는 ‘다이어리(검정색)’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민형배 무소속 의원은 조 전 장관의 반박을 언급하면서 재차 “조 전 장관이 페이스북에 ‘일기장을 압수했다’고 적었다”고 했다. 이에 한 후보자는 “저도 듣고 확인해 봤는데, 수첩을 말하는 거다. 일정표다”라고 재반박했다.
이에 손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한동훈씨 영어 잘한다는데 하나만 물어보자”며 “당신들이 압수해간 ‘수첩, 일정표’ 커버에 뭐라고 쓰여 있나. 혹시 ‘diary’라고 새겨져 있지 않으냐”고 물었다.
그는 “단어의 뜻으로 의견이 갈릴 때 저는 자주 사전을 본다”며 ‘diary’의 뜻을 영한사전에서 찾아보니 수첩·메모장이나 일기라는 뜻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신들이 압수수색한 ‘수첩·일정표’가 바로 diary, 일기네?”라며 “요즘 사람들은 연초에 다이어리를 사다 그걸 일기장 대용으로 쓰고 모아둔다고 한다. 하긴 나도 그렇다”라고 비꼬았다.
손 전 의원은 “어디서 말장난을 하고 있느냐”며 한 후보자를 비판했다. 이어 “일기가 아니고 수첩, 일정표라고 황급히 보고한 부하나 그 보고를 받고 얼씨구나 하고 아니라고 잡아떼는 당신을 보니 3년째 이어지는 제 공판에서 말도 안 되는 억지로 사람을 잡으려던 검사들이 생각난다”고 했다.
손 전 의원은 목포시 도시재생사업 자료를 받고 관련 부동산에 투기한 혐의로 기소돼 현재 항소심 공판 중이다. 앞서 손 전 의원은 1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1년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