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최근 사의를 표하면서 금융권에선 차기 금융당국 수장 자리를 놓고 하마평이 무성하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후보는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이다. 아직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되지 않았는데도 벌써 김 회장의 이력을 들여다보며 ‘공통분모’를 찾는 당국자들이 많다. 김 회장과 손발을 맞출 금융위 부위원장 자리를 놓고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참여했던 교수들의 이름까지 오르내리고 있다.
김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과 고교 동창인 점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10일 “김 회장이 서울 중앙고 재학 시절 박 회장과 함께 박 전 대통령이 차려준 밥을 먹었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말까지 나돌 정도”라고 전했다. 김 회장은 박근혜정부 출범 때에도 금융위원장 후보로 꼽혔는데 당시에는 박 회장과의 관계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번에는 윤석열정부 첫 금융위원장으로 꼽혔던 최상목 농협대학교 총장이 청와대 경제수석에 낙점되면서 김 회장이 급부상했다. 김 회장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행시 25회 동기라는 점도 ‘플러스’라는 평가를 받았다. 새 정부의 ‘경제 원팀’ 기조를 살릴 수 있는 카드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금융위원장 임명 시점은 안갯속이다. 국회에서 여야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등을 놓고 대치 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탓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금융위원장 인선이 길어질 경우엔 제3의 카드가 떠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수위에서 활동했던 한 인사는 “긴박한 경제 상황을 고려해 금융위원장 후임 인선 절차를 빨리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