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9일 퇴임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에 신축한 사저로 10일 귀향한다.
양산시는 문 전 대통령 내외의 귀향에 앞서 통도환타지아 입구에서 사저로 향하는 도로와 인도를 임시 개통하고, 주차장을 마련하는 등 방문객을 맞을 채비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시는 통도환타지아 내부에 2000대가량을 주차할 수 있는 ‘평산마을 방문객 임시주차장’을 마련했고, 대형버스 20여대와 승용차 300여대를 주차할 수 있는 통도사 산문주차장도 개방한다.
방문객들은 이곳에 차량을 주차한 뒤 평산마을 문 대통령 사저로 가면 된다. 주차장에서 문 대통령 사저까지는 1.8~2㎞가량으로 걸어서 대략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마무리 공사가 덜 된 인도에는 부직포를 깔아 방문객들이 다닐 수 있도록 했고, 위험 지역에는 안전 펜스를 둘렀다.
시는 또 평산마을 마을회관 앞 공터 등에 방문객을 위한 임시 화장실을 마련했다.
문 전 대통령 귀향하는 이날 오전부터 사저 진입도로 등 3곳을 전면 통제한다. 진입로가 좁고 장소가 협소해 촬영 장비를 실은 취재 차량도 팡산마을 입구에 장비를 내려놓고 회차해야 한다. 다만 사전에 비표를 발부 받은 마을 주민 차량은 통행할 수 있다.
문 대통령 내외는 10일 오전 11시 국회에서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다. 참석을 마친 후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오후 2시 30분쯤 울산(통도사)역에 도착해 마중 나온 송철호 울산시장과 지지자들을 만난 뒤 3시쯤 평산마을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평산마을 회관 앞에서 주민과 지지자 등에게 인사를 하고 사저에 첫 발을 들일 예정이다.
◇ 朴 사저 소주병 소동…文 귀향길 재현우려 ‘경호 강화’
문 전 대통령의 귀향길에 맞춰 지지자들은 환영 행사를 예고한 반면 반대하는 단체들도 집회를 계획하고 있어 양측의 충돌이 우려된다. 특히 지난 3월 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구 달성군 사저 앞에서 벌어진 ‘소주병 투척’과 같은 불미스러운 소요 발생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경찰은 사복경찰과 기동대 등 60여명을 현장에 투입해 혹시 모를 돌발 상황에 대비하기로 했다. 문 전 대통령 내외의 최일선 근접 경호는 대통령경호처가 맡고 경찰은 사저 주변 질서유지와 안전사고 예방에 주력한다.
경찰은 또 평산마을 입구에 통제선을 마련하고 소줏병 등 위험물을 찾아내기 위한 소지품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환영인사회를 열 평산마을 마을회관과 사저 쪽 동선에는 펜스나 폴리스라인을 설치한다.
한편 사저 인근에서 집회를 개최하기로 했던 반대 단체는 충돌 등 돌발상황을 우려한 경찰 설득으로 집회를 자제키로 했고, 일부 보수 회원은 마을 외곽 통도사 인근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더불어 공연 등 대규모 환영 행사를 계획했던 지지자 단체도 행사 규모를 최대한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양측 간의 충돌 우려는 다소 누그러졌다.
양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