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장 선거 도운 인사 “송철호, 靑 도움 받았다 생각”

입력 2022-05-09 20:33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의 핵심 증인이 9일 법정에 출석해 2018년 6월 지방선거 때 청와대가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송 시장을 도운 것은 맞는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2017년부터 이른바 ‘공업탑 기획위원회’ 일원으로 송 시장 선거운동을 도왔던 윤장우 전 민주당 울산시당 정책위원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1-3부(재판장 장용범) 심리로 열린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공판에 지난 2일에 이어 두 번째 출석했다. 윤씨는 “결과적으로 울산시장 당선에 있어 송 시장이 청와대 도움을 받은 것인가”라는 검찰 질의에 “경선 때 도움받았다 생각한다”며 개인 의견을 전제로 답했다. 그는 “실제 (경선) 결과가 그렇지 않느냐”고도 했다.

검찰은 송 시장이 2018년 선거 당시 민주당 내 입지가 약해 당내 경선 통과조차 불투명한 상태였고, 청와대가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등 유력 경쟁 후보들이 당내 경선에 나서지 못하도록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오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송 시장은 결국 단수 공천을 받았다.

윤씨는 송 시장 변호인의 반대신문에서도 “증인은 (2019년) 검사 면담 당시 청와대에서 송 후보를 발 벗고 도와줬다고 말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내가 느낀 것은 그랬다”고 답했다. 다만 윤씨는 “청와대가 어떤 도움을 줬나”라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것은 잘 모르겠다. 활동한 것을 보면 그런 느낌이 온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답했다.

윤씨는 지난 2일 공판에도 증인으로 나와 송 시장이 2017년 9월 황운하 당시 울산경찰청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를 만난 뒤 주변에 “대화가 잘 됐다. 적극 돕겠다고 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검찰은 황 의원에게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현 국민의힘 의원) 측근 비위를 수사해달라고 청탁한 혐의로 송 시장을 기소한 상태다.

윤씨는 이날 공판에서 송 시장과 황 의원 만남 직전 맥락의 이해를 돕는 새로운 증언을 내놓았다. 그는 검찰의 재주신문(再主訊問) 과정에서 “두 사람 만남이 이뤄지기 전, 송병기씨와 정몽주씨가 경찰이 조사하게끔 상당히 노력하는 걸 느꼈다. (경찰 관계자를 만나고) 돌아와 ‘관심이 없더라’ 푸념하는 걸 들은 적도 있다”고 증언했다. 송병기 전 울산 경제부시장과 정몽주 전 울산시 정무특보는 송 시장 핵심 측근으로 2018년 선거를 도왔다.

윤씨는 송 시장 변호인의 반대신문에서도 “송 시장과 황 의원 만남이 이뤄지기 전”이라며 “송병기씨와 정몽주씨가 경찰이 김기현 비리 조사를 하게끔 울산경찰청 관계자를 찾았지만 ‘고무적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더라’고 얘기하는 걸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에 변호인이 “경찰청을 찾아갔다는 얘기인지, 황운하 의원을 만나러 갔다는 얘기인지 말해달라”고 재차 질문하자, 윤씨는 “황운하 의원과 관계없이 김기현 (자료를) 갖고 경찰에 가서 조사하게 노력했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