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자신들을 비판하며 ‘기형아’라는 표현을 사용한 타장애인 단체 회장에 대해 “장애인 혐오 발언을 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전장연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한국여성장애인연합 등 장애인 단체들은 9일 서울 중구 인권위 사무실을 찾아 김광환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중앙회장의 ‘기형아 발언’이 장애인 차별·혐오 발언이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권달주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진정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관련 용어를 장애인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는 단어로 바꾸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싸워왔느냐”며 “대한민국 최대 장애인 단체를 자칭하는 단체의 회장이 전국 중계 토론회에서 ‘기형아’라는 표현을 쓰다니 그 역할에 어울리는 사람인지를 되묻게 된다”고 비판했다.
이원교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도 “장애인 단체 회장의 입에서도 기형아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면 장애인 차별 발언을 하는 정치인이나 일부 혐오 세력에 대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며 김 회장의 즉각적인 사과와 인권위의 조속한 조치를 요구했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달 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장애인 개인예산제 도입 방안과 과제’ 토론회 환영사에서 전장연의 활동을 두고 “정부와 정치권의 무관심이 기형아와 괴물을 키웠다”고 발언했다. 김 회장이 이끄는 한국지체장애인협회는 전국 회원 수가 47만명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장애인 당사자 단체다.
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