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가상화폐)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 가격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스텝(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 단행 이후 최고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때 대체자산 시장으로 주목받던 암호화폐 시장이 증시와 동조화되는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암호화폐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5시 4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3만3521.6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일주일 전과 비교해 13.8% 하락한 수준이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11월 6만7802.30달러(약 8614만원) 대비 50%도 되지 않는다. 비트코인 가격이 3만400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1월 24일 이후 처음이다. 시총 2위 이더리움도 전날보다 4.42% 내린 2445.26달러에 거래됐다.
코인데스크 US의 브래들리 쿤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면서 연준의 빠른 긴축을 강요할 수 있다”며 “최근 연준의 행보에 비트코인이 (주식과 함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관투자가 등 전문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시장에 진입하면서 증시와 암호화폐 시장의 동조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암호화폐 시장은 개인투자자 위주로 굴러갔지만 최근엔 기관 투자자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전문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거래에 나서면서 암호화폐 시장도 이들이 장악한 증시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이다.
암호화폐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나온다. 암호화폐 전문가인 티모시 피터슨은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지수와의 상관관계가 높아지고 있다며 21% 추가 하락을 예상했다. 제프리 할리 오안다 애널리스트는 “리스크 심리가 지속적으로 곤두박질친다면 비트코인은 차트상 2만8000 달러까지 내려간 뒤 이후 2만 달러까지도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