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차관 20명 발표…장관 공백 길어지자 ‘차관 정치’ 시동

입력 2022-05-09 17:49 수정 2022-05-09 21:2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9일 새 정부 15개 부처 차관급 인선과 비서실 부속실장을 발표했다. 윗줄 왼쪽부터 기획재정부 1차관 방기선, 2차관 최상대, 교육부 차관 장상윤, 외교부 1차관 조현동, 2차관 이도훈, 통일부 차관 김기웅, 국방부 차관 신범철. 가운데줄 왼쪽부터 행정안전부 차관 한창섭, 재난안전관리본부장 김성호,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전병극,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김인중,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장영진, 통상교섭본부장 안덕근, 보건복지부 1차관 조규홍. 아랫줄 왼쪽부터 보건복지부 2차관 이기일, 환경부 차관 유제철, 고용노동부 차관 권기섭, 국토교통부 1차관 이원재, 해양수산부 차관 송상근,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조주현, 대통령 비서실장 직속 부속실장 강의구. 대통령직인수위 제공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기 내각을 이끌 15개 부처 20명의 차관 인사를 9일 발표했다. 여야가 인사 문제로 충돌하면서 장관 임명이 늦어지자 부처 2인자인 차관들을 통해 국정 운영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정부 부처에 장관도 없고 차관이 어정쩡하게 있는 상황은 막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래서 이례적으로 정부 출범 전날에 차관 발표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차관이 부서를 꽉 장악하게 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기획재정부 1차관에 방기선 아시아개발은행(ADB) 상임이사를, 2차관에 최상대 기재부 예산실장을 각각 지명했다. 두 내정자 모두 행정고시 합격 후 기재부에서 근무해온 정통 경제 관료다.

특히 방 내정자는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내정자와 박근혜정부 시절 비서관·행정관으로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외교부 1차관에는 조현동 유엔산업개발기구 한국투자진흥사무소 대표, 2차관에는 이도훈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각각 낙점됐다. 이 전 본부장은 문재인정부 시절 ‘한반도 프로세스’ 비핵화 협상을 주도한 인물이다.

통일부 차관으로는 박근혜정부 외교안보수석실에서 근무한 김기웅 전 청와대 통일비서관이 낙점됐다. 국방부 차관에는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원장 겸 외교안보센터장이 내정됐다.

신 센터장은 캠프에 몸담으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대북 선제 타격론 등 윤 당선인의 안보 공약 밑그림을 그린 인물이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한시적 ‘장관 대행’ 역할을 맡을 교육부 차관에는 장상윤 국무조정실 사회조정실장이 낙점됐다.

행정안전부 차관에는 한창섭 행안부 정부혁신조직실장, 재난안전관리본부장에는 김성호 행안부 재난관리실장이 내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에는 전병극 전 문체부 문화예술정책실장,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에는 김인중 농림부 차관보가 지명됐다.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장영진 전 산자부 기획조정실장, 통상교섭본부장에는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낙점됐다.

보건복지부 1차관은 조규홍 전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 보건복지부 2차관에는 이기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내정됐다.

환경부 차관에는 유제철 전 환경부 생활환경정책실장, 고용노동부 차관에는 권기섭 전 고용부 노동정책실장, 국토교통부 1차관에는 이원재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해양수산부 차관에는 송상근 해수부 해양정책실장,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에는 조주현 중기부 소상공인정책실장이 낙점됐다.

대통령실 살림살이를 챙길 부속실장은 강의구 전 검찰총장 비서관이 맡게 됐다. 강 전 비서관은 윤 당선인이 평검사인 시절부터 인연을 쌓아온 측근이다.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을 맡을 당시에도 비서관으로 근무했다.

문체부 2차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법무부 차관, 여성가족부 차관 등 4개 자리는 이날 발표되지 않았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