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좌표찍기로 딸 충격…딸, ‘벤슨’ 도움 안 받아”

입력 2022-05-09 14:58 수정 2022-05-09 15:38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생각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딸의 논문 대필 의혹과 관련해 “고등학생 수준의 습작용 글”이라며 “딸이 학습과정에서 온라인 튜터로부터 도움을 받은 적은 있지만 ‘벤슨’이라는 사람과 접촉하거나 도움 받은 적은 전혀 없다고 한다”라고 해명했다.

딸의 기부 등 ‘스펙 쌓기’ 의혹에 대해서는 “기업에서 폐기처분될 용도의 노트북을 기증한 것은 오히려 장려해야 할 일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또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제가 지방에 좌천돼 있을 때라 상황을 몰랐다”라며 “솔직히 교육과정을 잘 알지 못하고 관여를 안 했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딸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묻는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 및 같은 당 김영배 의원 등의 질문에 이 같이 답변했다.

김영배 의원은 “한 후보자 가족은 ‘가족판 스카이캐슬’”이라며 “딸이 약탈적 학술지 저널에 논문을 등재했다. 저널에 등재하면 논문이지 말장난을 하며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한 후보자는 “논문 수준이 아니고 고등학생의 연습용 글들을 모은 것”이라며 “고등학생 수준의 습작을 두고 약탈적 학술지에 올린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말씀은 과하다”라고 답변했다.

한 후보자는 또 케냐 출신 ‘벤슨’이라는 인물이 한 후보자 딸 논문을 작성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벤슨이라는 사람과 접촉하거나 도움을 받은 적은 전혀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글들이 실제로 입시에 사용된 사실이 전혀 없고. 입시에 사용될 계획도 없다. 글이 딸의 학교에도 제출된 사실이 없다”며 “딸 논문이라고 하는 것들을 읽어봤는데 영어로 썼을 뿐이지 수준도 높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한겨레는 한 후보자 딸이 어머니 인맥을 이용해 기업으로부터 노트북을 후원받아 복지관에 기부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한 후보자 측은 이에 대해 “정상적인 봉사활동을 무리한 프레임 씌우기로 폄훼했다”고 유감을 표명했었다.

한 후보자는 관련 의혹에 대해 “봉사활동은 1회성이 아니라 딸이 3년 가까이 하고 있는 일”이라며 “취약계층 아동을 대상으로 ‘줌’(화상회의)으로 연결해 좋은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에서 폐기처분할 용도 노트북을 기증해서 취약계층 아동 영어공부에 쓰이면 좋은 것 아니겠느냐”라고 했다.

한 후보자는 또 딸이 지방자치단체에서 받았다는 상 시상 내역이 없다는 의혹 보도에 대해서는 “오보가 먼저 나왔고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지 않았느냐”며 “제가 없는 것을 있다고 주장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한 후보자는 딸의 전자책 정보 등이 미국 아마존 서점에서 사라진 것에 대해서는 “딸이 좌표찍기로 감당하기 어려운 공격에 충격을 받았다”며 “공격을 받고 싶지 않아 자료들을 내린 걸 욕할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이어 “입시에 쓰이지도 않았고 쓸 계획도 없는 습작 수준의 글을 게재한 것 가지고 수사까지 말씀하시는 것은 과한 말씀”이라고 덧붙였다.

한 후보자는 “딸이 운이 좋고 혜택 받았다는 건 이해하고 있다”며 “딸에게 평생 살면서 봉사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저희 가족도 말씀들을 새겨서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