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제42주년 광주 오월미술제 풍성하게 열린다

입력 2022-05-09 14:43

5·18민주화운동 제42주년을 맞아 1980년 당시 그날의 참상을 기록한 사진 전시회를 포함한 ‘오월 미술제’가 광주 도심 곳곳에서 풍성하게 열린다.

9일 오월미술제추진협의회에 따르면 민족미술인협회(민미협) 광주지회와 함께 ‘전환의 길에 선 오월, 희망의 새 빛과 함께 걷다’라는 구호를 내걸고 올해 오월미술제를 11곳에서 주관·개최한다.

미술제에는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이 진행하는 ‘아사히신문사 미공개 컬렉션 특별전’이 포함돼 있다.

동학농민운동 기념일인 11일부터 7월 말까지 진행되는 특별전에서는 일본 아사히신문사 전 오사카 본부 사진 기자인 고 아오이 가쓰오(1934~2017)의 오래된 사진과 유품 등이 40여년만에 처음 공개된다.

그가 1980년 5월 19일부터 28일까지 10일 동안 광주에 머물면서 5·18 현장을 취재하고 촬영한 사진 170여점과 기자 출입증, 당시 카메라 등 총 200여점이다.


계엄군 최초 집단발포 직전인 5월 20일 광주 궁동 광주문화방송(MBC)이 불타는 장면을 담은 컬러사진과 계엄군이 시민들을 버스에서 강제로 끌어 내리고 구타하는 연속촬영 사진 등 희귀자료는 눈길을 끈다.

광주MBC 방화사건은 당시 시민들로 위장한 계엄군이 과격시위를 선동해 일어난 사건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 증거는 지금까지 드러난 게 없다.

군사정부가 집권한 1980년대 말까지 이 방화사건은 5·18을 폭동으로 규정하는 주요 근거로 제시됐다. 하지만 방화사건이 발생한 경위나 원인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명확한 진상규명이 되지 않고 있다.

34년째 이어지는 광주 민미협 ‘오월전’(13~25일)은 오월미술제 중 가장 오래된 전시회다. 올해는 ‘전환 : The Way & Hope’를 주제로 은암미술관과 무등갤러리에서 관람객을 맞는다.

최후의 항쟁지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금남로에서는 ‘호명(呼名) 5·18거리 미술전’이 이달 말까지 진행된다. 청년 큐레이터들의 기획력이 돋보이는 오월미술제 특별전은 양림미술관에서 ‘안녕하세요 80학번 000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열린다.

이와 함께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온라인 공공미술 사업 ‘하나의 마음 어셈블리 Assembly 5·18 ’도 함께 선보인다. 참여 시민들은 첨부된 QR코드에 접속한 뒤 5·18에 관한 자신의 관점을 글과 그림 등으로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표현하고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

이현남 오월미술제 총감독은 “예술가들의 상상력을 통해 제42주년을 맞은 5·18의 나아갈 방향과 길을 찾고자 했다“며 “오월미술제가 전환의 시기를 뚜벅뚜벅 걸어 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병택 광주민미협 공동대표는 “시대정신의 척도인 오월미술제는 광주 민족미술과 현실주의 미술운동의 현주소를 고찰하고 진부함에서 벗어나 희망에 찬 미래를 예측·진단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