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피해 식당에 600만원” 故 강수연, 뒤늦게 전해진 미담

입력 2022-05-09 11:45 수정 2022-05-09 14:05
윤영미, 故 강수연 사진. 윤영미 인스타그램 캡처

한국 영화계의 큰 별 배우 강수연이 지난 7일 55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영화계와 팬들의 애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변 사람을 돕는 데 주저하지 않았던 그의 생전 일화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먹먹한 감동을 주고 있다.

강수연과 절친했던 윤영미 아나운서는 지난 8일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고인의 생전 모습을 떠올렸다. “나의 단골집 주인에게 들은 얘기”라며 운을 뗀 그는 “그녀가 종종 술을 마시던 식당이 장마로 물이 차 보일러가 고장 나 주인이 넋을 놓고 있었는데, 강수연 그녀가 들어와 연유를 묻고 따지지도 않고 그 자리에서 바로 수리비 600만원을 헌사했다”고 전했다.

이어 “듣기론 그녀도 당시 넉넉하지 않은 사정에 온 가족을 부양하는 자리에 있었다는데 참 통 크고 훌륭한 배우”라면서 “그러나 외로웠던 여자. 강수연, 그녀를 애도한다”고 덧붙였다.

댓글을 통해 전해진 미담도 있다. 한 누리꾼은 SBS 드라마 ‘여인천하’에서 강수연의 가마꾼을 연기했던 엑스트라였다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고인과 있었던 일을 전했다. 그는 “제가 2001년 엑스트라로 ‘여인천하’ 나왔을 때 강수연(배우가 연기한) 난정이 가마꾼을 한 적이 있다”며 “(촬영이 끝나고) 가마꾼들 수고하신다고 흰 봉투로 10만원씩 넣으셔서 4명에게 직접 주셨던 것을 잊지 못한다. 그때 일 끝나고 너무 행복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하다”는 글을 남기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강수연은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뇌출혈 증세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으나 지난 7일 5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장례는 5일 동안 영화계 인사들이 주관하는 영화인장으로 치러진다. 고인은 연상호 감독의 영화 ‘정이’를 통해 9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할 예정이었으나 유작이 됐다.

이예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