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경기도 분당갑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을 향해 “저와 정면승부를 해야 한다”며 도발했다.
안 위원장은 8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이 상임고문의 정치적 고향이 경기도 성남인 것을 강조하며 “정치를 시작한 고향이 성남, 경기도인 것을 생각하면 분당갑으로 와서 저와 정면승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자신이 있다면 저와 붙어야 한다. 저는 붙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이 상임고문이 인천 계양을 출마를 공식화한 데 대해 “연고 없는 지역에 출마하는 정치인이 있나”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당에서 혜택을 많이 받은 사람이 험지에 차출되는 경우엔 연고가 없어도 출마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출마 명분이 전혀 없다”며 “스스로 대선 후보를 포기하는 상징이다. 누가 다음에 우리나라를 이끌 대선 후보로 평가하겠나”라고 반문했다.
당 일각에서 안 위원장에게 계양을에 출마하라는 요구가 나온 데 대해선 “저와 연고가 전혀 없는 곳”이라고 일축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6월 1일 보궐선거에서 분당갑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그는 “도민과 시민의 심판을 피해 아무 연고도 없는 안전한 곳으로 가는 것은 주민에 대한 참담한 배신행위이자, 정치에 대한 무책임의 극치”라고 이 상임고문을 저격했다.
그러면서 “분당갑 지역은 저에게 제2의 고향”이라며 “저의 분신이나 마찬가지인 ‘안랩’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을 때, 저는 이곳의 발전 가능성을 예상하고 안랩 사옥을 누구보다 먼저 세웠다”며 자신에게 연고지와 다름없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국민의힘 당내 기반이 약하기 때문에 분당갑 출마를 당권 도전을 위한 수단으로 삼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당내 기반이 단단한 사람은 한 사람도 안 보이더라”고 반박했다.
차기 당권과 대권 도전 여부에 대해서는 “자리라는 것은 자기가 하고 싶다고 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제 목표는 몸담은 정당이 시대정신에 맞게 국민이 원하는 대로 바뀌는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단일화하면서 한 ‘공동정부’ 약속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과정 중에 있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제가 제일 관심을 기울인 것이 인수위원 구성이었는데 그것은 제 뜻대로 100% 관철했다”며 “인수위원 24명 중에 언론은 (안철수계가) 8명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더 많았다”고 말했다.
다만 안 위원장은 “조각으로 넘어가는 때에는 갈등이 있었다”며 1기 내각 인선에서 본인 추천 인사가 포함되지 않은 점을 언급했다. 안 위원장은 윤 당선인 측과 갈등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달 중순 윤 당선인과 직접 강남 모처에서 회동해 인선 갈등을 해소했다.
안 위원장은 “조각과 개각은 다르다. 처음 대통령 되고 자기 뜻을 펼쳐보고 싶은 마음이 없는 사람이 어딨겠나”라며 “조각은 (윤 당선인) 본인이 한번 만들어보고 그중에 낙마하거나 새롭게 개각할 때는 제가 추천하겠다고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1기 내각 이후 인선에서는 안 위원장 자신의 뜻을 반영하는 조건으로 갈등을 봉합했다는 취지다.
안 위원장은 자녀 입시 논란 등에 휩싸인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이제 전적으로 인사권자의 판단의 몫”이라고 했다. 그는 윤 당선인의 판단과 책임을 강조하면서 “권한과 책임은 같이 가고 그에 따른 국민의 반응도 (윤 당선인) 본인의 몫”이라며 “그러니깐 그에 대해서는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